성남시·경찰·소방, 분당 정자교 인도 붕괴 원인 파악 주력(종합)
상수도 파열·신호기 전도·교량 노후화·우천 등 모든 가능성 조사
(성남=뉴스1) 배수아 김평석 최대호 유재규 기자 = 교각과 인도교 상판이 무너지면서 2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 사고와 관련 성남시와 경찰, 소방당국은 정자교가 붕괴된 원인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붕괴된 정자교는 1993년 준공, 30년된 다리다. 길이 110m, 폭은 26m다. 교량 양옆으로 각 3m씩의 인도가 있다. 인도는 교량 준공 시 차량이 다니는 주 교량과 상판을 연결해 설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량은 차도와 인도 일체형으로 지어졌다.
경찰은 우선 사고가 난 현장의 상수도관이 파열돼 있어 경찰과 성남시는 수도관 파열과 교량 붕괴의 선후관계 등을 파악 중이다.
또 붕괴지점 인근의 신호기도 쓰러져 있어, 신호기가 먼저 쓰러지면서 교량이 붕괴됐는지 여부도 살피고 있다.
정자교가 30년 넘은 다리라는 점에서 '노후화'도 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보수와 보강, 노면 재포장, 안전검사 등을 통해 유지 관리를 해 왔다고 하더라도 오랜 기간이 지나면서 콘크리트와 철근의 결합력이 느슨해졌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해당 지역은 전날(4일) 오후 6시쯤부터 사고 직후인 이날 오전 11시까지 24㎜의 비가 내렸다.
붕괴된 정자교는 지난해 하반기 분당구청이 실시한 안전점검에서 '양호'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점검 결과, 정자교는 A~E 등급 중 2번째인 B등급 판정을 받았다.
결과표에는 '구조물의 안전성에 위험을 초래할 만한 손상이나 중대 결함은 확인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교량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과인데,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나온 지 수개월만에 무너지자 점검이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분당구는 또 정자교에 대해 2년에 한 차례 정밀점검, 반년에 한 차례 정기점검을 진행해왔다. 정자교는 2021년 이뤄진 정밀점검에서도 별다른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았었다.
아울러 성남시 계약정보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는 지난 2020년 8~12월 정자교에 대한 내진성능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계약금액은 3억8000여만원이었다. 분당구는 이보다 앞선 2020년 7월에도 내진성능 보강을 위한 콘크리트블록 구매에 800여만원을 사용했다.
사고 직후 이진찬 성남부시장은 이날 낮 12시20분 사고 현장을 찾아 "시를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어 "성남에 탄천을 중심으로 해서 24개 다리가 있다. 추가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점검을 시행하고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신상진 시장은 이날 사건 발생 직후 시청 재난상황실에서 대책회의를 가진데 이어 오후 긴급 브리핑을 통해 "사망자에 대한 예우와 중상자에 대한 치료 지원에 모든 것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93년 6월 20일 준공된 정자교는 2021년 5월 정밀점검 결과, 교량 노면 등 일부 부재에 보수가 필요한 C등급을 받은 바 있다"며 "2022년 8월에서 12월까지 정밀점검 결과에 따라 바닥판 표면보수와 단면보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밀점검 도래시기에 맞춰 올해 2월부터 안전점검업체를 선정해 정밀점검을 추진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성남시는 국토안전관리원이 정자교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면 그 결과에 따라 보수보강을 할 계획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 붕괴된 정자교는 경기도에서 관리하는 다리는 아니다. 다만 도는 상황 파악을 위해 교량 관련 담당자를 사고 현장에 파견했다.
앞서 5일 오전 9시45분쯤 발생한 ‘분당 정자교 인도 붕괴 사고’로 시민 A씨(40·여)가 숨지고, B씨(28)가 크게 다쳐 아주대병원으로 후송됐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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