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테크놀로지스, 2023 기업용 신제품 공개... "국내 PC 시장 3위 목표"
[IT동아 남시현 기자] 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 한국 IDC가 발표한 2022년 국내 PC시장 연구분석에 따르면, 2022년 국내 PC 시장 출하량은 578만 대로 21년 대비 4.7% 감소했다. 2018년 이후 4년 만에 역성장한 수치다. 한국 IDC는 코로나 19 기간 동안 PC 시장 성장을 견인한 온라인 수업과 재택근무에 따른 수요가 약해지고, 경기 불확실성에 따라 소비 심리가 위축하며 PC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22년 4분기는 소비자 지출 및 기업 투자 감소, 재고량 증가 등이 겹치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9.7% 급감한 92만 대에 그쳤다.
시장 상황은 어려우나, 비관적인 상황은 아니다. 22년 4분기에 PC 출하량이 급락하긴 했지만, 2025년에 윈도우 10 서비스가 종료될 예정이라 24년부터 서서히 PC 수요가 늘어날 것이고, 마이크로소프트 및 구글 플랫폼이 교육 및 기업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면서 수요처는 다변화될 예정이다. IDC는 2023년부터 27년까지 전 세계 개인용 컴퓨팅 장치 시장이 2.9%씩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주요 PC 사업자들도 향후 시장 상황에 선제 대응하는 분위기다.
델 테크놀로지스, 방대한 신제품 라인업으로 국내 PC 시장 공략
4월 5일, 델 테크놀로지스는 ‘2023 상반기 커머셜 클라이언트 신제품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올해 신제품과 비즈니스 전략을 공개한다. 이번 간담회에서 공개되는 제품은 ▲ 프리미엄 기업용 노트북 래티튜드(Dell Latitude) ▲ 고성능 작업용 워크스테이션 ‘프리시전(Dell Precision) ▲ 비즈니스용 데스크톱 ‘옵티플렉스(Dell OptiPlex)’ ▲ 전문가용 프리미엄 모니터 ‘울트라샤프(Dell UltraSharp)’ 라인업 신제품들이다.
델 테크놀로지스 김경진 총괄 사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 19 사태를 겪으면서 많은 사람들이 장소에 얽매이지 않고 협업하는데 익숙해졌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이를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라고 지칭하며, 이에 맞는 수요와 추세를 충족하기 위해 업무 생산성과 보안을 극대화하는 데 포트폴리오를 집중하고 있다”라면서 “커머셜 클라이언트는 인공지능, 에지(Edge) 컴퓨팅, 보안 등 델의 신성장 동력과 연결된 사업이다. 앞으로도 델 테크놀로지스는 PC 비즈니스에 꾸준히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물로 만나본 델 신제품, 기업 시장 겨냥
이번에 출시되는 커머셜 제품은 유지 보수나 원격 관리의 편의성, 보안 및 제품 최적화 등이 적용된 기업용 제품이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델 옵티마이저’가 4.0 버전으로 업데이트된다. 델 옵티마이저는 델 제품군에 탑재되는 장치 최적화 도구로 전원, 네트워크, 오디오, 장치, 감지 기능, 연결 관리 기능 등 장치 전반의 설정을 다룬다.
새롭게 추가되는 기능은 델 모니터 및 주변기기를 한 곳에서 관리하는 인텔리전트 에코시스템과 주변 소음을 분석해 최적의 품질을 제공하는 인텔리전트 오디오, 배터리 사용 습관을 인식해 수명과 충전 속도를 늘리는 익스프레스 차지와 PC 과충전을 예방하는 어드벤스드 차지 등이다.
또 보안기능 측면에서는 델 세이프가드 & 리스폰스에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위협을 지능적으로 탐지하는 ‘크라우드스트라이크 팔콘’이 통합됐고, 관리형 탐지 및 대응 서비스가 새로 추가됐다. 아울러 세이프바이오스(SafeBIOS), 세이프아이디(SafeID), 세이프스크린(SafeScreen), 세이프셔터(SafeShutter) 등 계정이나 바이오스 프로그램은 물론 디스플레이와 화상 카메라까지 물리적으로 보안하는 기능이 제공된다.
델의 기업용 데스크톱 라인업인 옵티플렉스는 올해 30주년을 맞아 중대한 변화를 적용했다. 그간 나뉘어있던 3/5/7 라인업 구분을 올인원 PC 혹은 데스크톱으로 줄이고, 성능 옵션만으로 제품을 구분하게 된다. 각 제품 및 성능마다 달랐던 바이오스는 이제 데스크톱, 올인원 두 개 구분으로 변경된다. 또 65%의 부품에 재활용 소재가 사용되고 제품 포장도 여러 대를 한 상자에 넣는 식으로 변경해 포장 폐기물을 줄인다. 성능 면에서는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모든 구성에서 인텔 vPro 및 에센셜,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지원한다.
이번에 출시되는 래티튜드는 최상급 라인업인 래티튜드 9440, 중상위 라인업인 래티튜드 7640과 7340·7440 울트라라이트다. 래티튜드 9440은 마이크로소프트 팀즈 및 줌 미팅 시 빠르게 마이크나 화면 공유 등을 지정할 수 있는 ‘햅틱 협업 터치패드’를 탑재하고, 키 사이 간격을 줄이고 키캡 사이즈는 27% 늘린 ‘제로-래티스(zero-lattice) 키보드를 장착한다 모델은 14인치 2-in-1 단일 모델로, 오는 11일 출시된다.
래티튜드 7640은 7000 시리즈 최초의 16형 디스플레이 모델이며, 전체 디자인도 새롭게 단장했다. 특징면에서는 상하단에 네 개의 지향성 스피커를 적용하고, 500만 화소 IR(적외선) 카메라를 적용해 보안성을 높였다. 7340 및 7440 울트라라이트 라인업은 몸체 전체에 마그네슘을 사용했으면서도, 크기와 무게는 각각 0.98kg 13.3인치, 1.05kg 14인치로 작고 가볍다. 두 제품은 파란색과 회색을 섞은 ‘리버’ 색상으로 제작되며 지난달 말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했다.
델 프리시전 워크스테이션은 3000, 5000, 7000 시리즈 데스크톱 및 랙(rack) 디자인이 변경된다. 프로세서는 7000 타워가 인텔 제온 W-3400, 5000 타워가 W-2400 라인업을 탑재하고 3000 시리즈는 65W급 인텔 코어 i9을 탑재한다. 이중 인텔 제온 X 시리즈를 탑재한 제품은 발열 관리 등을 이유로 오버클록을 지원하지 않으며, 조만간 업데이트를 통해 DDR5 메모리의 XMP 3.0 기능이 제공될 예정이다. XMP 기능은 프로필 지정으로 메모리를 간단히 오버클록하는 인텔 고유의 기능이다.
노트북은 16인치 모바일 워크스테이션 중 가장 작은 프리시전 5680이 라인업에 처음 추가됐고, 엔트리 급 라인업에 P3480, P3580, P3581 워크스테이션 세 종이 추가된다. 라인업 중 가장 큰 17형 모델인 프리시전 7780은 55W급 인텔 코어 i9 HX 프로세서와 최대 RTX 5000 에이다를 갖추고, 최대 16TB 저장공간과 128GB DDR5 메모리를 탑재할 수있다.
프리시전 5480은 1.48kg의 작은 크기에 인텔 코어 i9 및 최대 RTX 3000 에이다 및 64GB DDR5 메모리를 지원하며, 오는 11일 국내 시장에 출시된다. 첫 16인치인 프리시전 5680은 인텔 코어 i9 및 최대 RTX 5000 에이다를 지원하며, 4K급 OLED 터치스크린이 탑재된다. 5680은 오는 5월 중에 국내 출시되며, 추후 RTX 5500 및 인텔 아크 그래픽 카드 옵션도 추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델은 IPS 블랙 패널을 적용한 초광각 커브드 모니터, 델 울트라샤프 U4924DW도 함께 공개했다. U4924DW는 49인치 듀얼 QHD(2560x1440) 해상도 모니터로, 디스플레이를 두 개의 QHD 파티션으로 분할해 서로 다른 출력을 꽂아서 모니터 두 대처럼 쓸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USB-C 허브 기능은 물론 연결된 키보드 및 마우스를 외부입력 변경에 맞춰 자동으로 변경하는 KVM 기능도 지원한다.
한편 델의 프리미엄 컨슈머 노트북 라인업 ‘XPS’의 XPS 13 플러스, XPS 15, XPS 17은 지난 3월 22일에 먼저 공개됐다. XPS 라인업은 XPS 고유의 디자인과 CNC 가공 알루미늄 및 탄소 섬유, 코닝 고릴라 글라스 6를 적용해 일반 노트북보다 한 차원 높은 품질을 갖추고 있으며, 13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와 RTX 40 시리즈, DCI-P3 100% 색재현력의 OLED 디스플레이 등을 갖춘다. 델 XPS 시리즈는 오는 4월 11일 출시된다.
어려운 시장 상황, 정면돌파 나서는 델 테크놀로지스
21년 델 테크놀로지스는 기자간담회에서 2년 안에 한국 시장 3위를 달성하겠다고는 목표를 세운바 있다. 하지만 2년 새 PC 시장은 높은 가격대 성능비와 게이밍 시장을 등에 업은 대만계 기업들이 가져갔다. 지난해 9월 한국 IDC가 발표한 2022년 2분기 노트북 시장 점유율에 따르면, 처음으로 에이수스(ASUS)가 LG전자를 제치고 2위 사업자로 올라섰다. 그간 삼성과 LG전자가 국내 노트북 시장을 양분하고 있었지만, 에이수스가 보급형 제품과 게이밍 노트북으로 공세를 펼친 끝에 시장 점유율 2위를 차지했다.
이에 대해 델 테크놀로지스 오리온 상무는 “PC 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고, 여러 세그먼트에서 부정적인 신호가 보이고 있으나 비즈니스를 줄이진 않을 계획이다”라면서, “시장 상황은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으며 한국 시장 3위라는 우리의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점유율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략을 밝혔다. 기업용 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델 테크놀로지스가 가격대 성능비를 앞세우는 에이수스, 레노버 등과의 경쟁에서 점유율을 가져오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보인다.
글 / IT동아 남시현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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