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납치·살해 배후 지목된 코인업계 관계자 용인서 체포

살인 교사 등 혐의

여성을 납치 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3명이 긴급 체포된 가운데, 31일 오후 여성의 시신이 발견된 대전 대덕구 대청호 인근 야산에 폴리스라인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강남구 납치·살인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가상자산(암호화폐) 업계 관계자 40대 유아무개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5일 오후 3시께 경기 용인시 죽전에서 살인 교사 등의 혐의로 유씨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유씨는 애초 사건의 주범으로 알려진 법률사무소 사무장 이경우(36)씨에게 착수금 등을 제공하며 피해자 ㄱ씨를 살해하라고 시킨 혐의 등을 받는다. 

피해자 ㄱ씨를 납치·살인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연지호(30)씨, 황대한(36)씨는 앞선 경찰 조사에서 “이씨가 윗선인 유아무개·황아무개씨 부부로부터 착수금 4천만원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경찰은 유씨가 이씨와 범행 직후 두차례 만난 정황을 확보한 뒤, 유씨 신병 확보에 나섰다. 경찰은 4천만원이 납치·살인 착수금 명목인지 확인하려고, 이날 임의동행한 유씨 배우자 황씨에게도 이씨한테 돈을 준 이유 등을 조사 중이다. 유씨 쪽은 이 돈이 범행과 무관하게 차용증을 쓰고 빌려준 돈이라는 입장이다.

유씨 부부는 피해자 ㄱ씨·이씨와 가상자산(암호화폐) 송사 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다. ㄱ씨와 이씨는 이들 부부가 홍보한 퓨리에버 코인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봤다며 다른 투자자들과 부부를 찾아가 공갈 등을 했다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이씨만 혐의가 인정돼 최근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 부부가 숨진 ㄱ씨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오후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이씨를 포함해 구속된 피의자 3명의 이름·나이·사진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수개월 전부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하여 공개된 장소에서 피해자를 납치 후 살해하는 등 범죄의 중대성 및 잔인성이 인정된다”며 “피의자 중 일부가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3명 모두의 구속영장 발부되는 등 충분한 증거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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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영 기자 jyp@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