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안했는데 500만원어치 택배가…해킹인가 했더니 범인은 美5세 딸

릴라 바리스코(5)가 배송 온 아동용 오토바이 5대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WJAR

미국의 5세 소녀가 어머니의 휴대전화로 미국의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에서 물건 500만원어치를 주문한 일이 알려졌다. 나중에 이 사실을 알게 된 어머니는 아마존에 사정을 알리고 환불을 요청했고, 아마존은 규정상 불가함에도 환불을 처리해줬다.

5일 미국 CNN, CBS뉴스 등에 따르면 매사추세츠주 웨스트포트에 사는 제시카 누네스(26)은 지난달 27일(현지 시각) 가족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가 딸 릴라 바리스코(5)가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해서 넘겨줬다. 릴라는 평소 게임을 하기 위해 제시카의 휴대전화를 자주 사용했다고 한다.

다음날 새벽에 제시카는 아마존으로부터 “축하합니다. 주문한 물품의 배송이 시작됐다”는 알림 메시지를 받았다. 제시카는 자신의 계정이 해킹을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즉시 주문 목록을 확인했다. 주문 목록에는 자신의 신용카드로 총 약 3800달러(약 497만원)의 물건이 주문돼 있었다.

범인은 릴라였다. 릴라가 차에서 제시카의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동안 아마존에 접속해 아동용 오토바이 10대, 아동용 2인승 지프차 1대, 부츠 10켤레 등을 결제한 것이다. 이에 대해 릴라는 “그냥 하나 갖고 싶어서 샀다”며 “노란색 버튼을 누르고 갈색 버튼을 눌렀다”고 말했다.

이에 제시카는 즉시 환불을 요청했다. 그러나 오토바이 5대와 부츠 5켤레는 환불이 가능했지만 이미 배송이 시작된 나머지 물건들은 규정상 환불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는 결국 아마존 고객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자초지종을 설명했다. 다행하게도 아마존 본사는 제시카의 얘기를 듣고 모든 상품들을 환불 해주기로 결정했다. 다만 아동용 지프차는 이미 자택으로 배송 중이어서 도착 이후 환불을 진행할 수 있도록 처리됐다.

제시카는 이번 일로 딸을 야단치기보다는 돈과 경제활동에 대해 가르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릴라에게 오토바이 장난감을 갖고 싶다면 돈을 벌어야 하며, 단순히 무언가를 원한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회에 딸과 돈에 대해 얘기를 나눌 수 있었고 돈의 가치에 대해 가르칠 수 있었다”며 “릴라는 앞으로 장난감을 살 돈을 벌기 위해 설거지 등 집안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 또한 휴대전화에 비밀번호를 걸고 아이들이 휴대전화로 뭘 하는지 좀 더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