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의 전도연 "액션영화 더 이상 못할 듯"

라제기 2023. 4. 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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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해주세요"라며 환히 웃었다.

영화 '길복순'이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자 보인 배우 전도연의 반응이었다.

전도연은 지난달 31일 공개된 '길복순'에서 업계 최고 청부살인업자인 길복순을 연기했다.

'길복순'은 처음부터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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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1일 공개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1위 올라
"잘될 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응원의 시간
자잘한 부상 겪으며 촬영... 한 달가량 찍은 액션도"
전도연은 "‘일타스캔들’과 ‘길복순’처럼 사람들이 생각지 못한 인물을 연기하다 보면 전도연을 달리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축하해주세요”라며 환히 웃었다. “축하합니다”라고 말해주니 배꼽인사 자세를 취하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했다. 영화 ‘길복순’이 넷플릭스 비영어권 영화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을 전하자 보인 배우 전도연의 반응이었다. 5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잘될 때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날도 있어야죠, 응원의 시간이 온 듯하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종이와 펜을 준비해 와 질문을 메모했다.

전도연은 지난달 31일 공개된 ‘길복순’에서 업계 최고 청부살인업자인 길복순을 연기했다. 완벽한 일 처리 솜씨로 유명한 길복순은 홀로 딸 재영(김시아)을 키운다. 영화는 길복순이 일과 자녀교육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일을 블랙코미디로 그려낸다. 전쟁 같은 경쟁이 펼쳐지고, 1등만 대접받는 한국 사회를 에둘러 비판하기도 한다.

‘길복순’은 처음부터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제작된 영화다. 변성현 감독은 오랜 팬으로 전도연에 대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전도연이 영화 속에서 종종 희생자로만 나오는데 먹이사슬 꼭대기에 있는 인물로 등장했으면 좋겠다며 액션 영화 출연을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출연 제의를 할 때 시나리오는 없었다. “제가 일할 때와 집에 있을 때 모습의 간극이 흥미롭게 느껴졌다고 말하더군요.”

복순은 전도연의 이모 이름이다. 휴대폰에 뜬 이름을 보고 변 감독이 마음에 든다며 활용했다. 재영은 전도연 실제 딸의 이름이기도 하다. 전도연은 완성된 시나리오를 읽고선 '(킬러와 엄마를 오가는) 복순 캐릭터가 일관성이 없다'고 생각했다. 변 감독에게 이 점을 말하니 답변은 이랬다. “선배님이 그러세요.” 전도연은 '사람이 상황에 따라 태도나 모습이 달라지기 마련'이라 생각하며 수긍했다.

‘길복순’은 전도연에게 첫 액션 영화다. 킬러를 화면 중심에 두니 액션이 많을 수밖에 없다. 전도연은 “칼에다 총에다 도끼까지 써야 돼서 마음처럼 액션이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스스로 연기 센스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액션 합 맞추기가 더딘 편에 속해 혼자 연습을 많이 하며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등 근육이 꼭 있으면 좋겠다”는 변 감독 주문에 근력 강화 운동과 식단 조절로 근육을 만들었다. 촬영장에서 변 감독의 반응은 “그렇게까지 만들지는 몰랐다”였다고.

전도연은 영화 '길복순'에서 업계 최고 청부살인업자인 길복순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제공

촬영 중 자잘한 부상이 잇따랐다. “미안해요”와 “괜찮아요?”라는 말이 일상이었다. 길복순이 식당에서 킬러 5명과 뒤엉켜 싸우는 장면은 한 달가량 촬영했다. 전도연은 “배우들 일정 문제가 있기도 했으나 배우들끼리 연기 합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액션 연기라는 새 면모를 보여주고도 전도연은 “액션 영화는 더 이상 못하겠다”고 했다. “너무 힘들다”는 게 이유. 전도연은 혹시 속편이 만들어져도 “재영이가 액션을 다하고 저는 돌봐주는 연기만 할 것”이라며 웃었다.

전도연과 변 감독은 설경구를 매개로 인연을 맺었다. 설경구는 변 감독의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과 ‘킹메이커’(2022)에 이어 ‘길복순’에도 출연했다. 길복순이 속한 회사 사장 차민규를 연기했다. 변 감독은 전도연이 함께 일해보고 싶은 젊은 감독으로 눈여겨봤던 인물이다. “변 감독님은 배우에게 맡기기보다 모든 걸 통제하려는 스타일이에요. 감독님이 철저히 짠 콘티 안에서 제가 연기 소화를 어떻게 해낼지 궁금했어요. 처음엔 편하지 않았으나 불편해야 저의 말투, 행동에 변화가 올 수 있거든요. 일할 때는 불편하고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라제기 영화전문기자 wender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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