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화상병 방제 솔루션 개발한 팜한농, LG어워즈 대상 수상
지난 2015년 경기 안성의 한 과수원에서 새로운 병충해가 보고됐다. 꽃이 마르고 잎에 검은 반점이 생기더니 나무들이 말라 죽어갔다. 조사 결과 0.6~2.5㎛ 크기의 ‘에르위니아 아밀로보라’ 라는 세균이 퍼뜨리는 ‘과수화상병’으로 밝혀졌다.
북미와 뉴질랜드 지역에서 기승을 부리던 병으로 배와 사과 같은 장미과 식물에는 치명적이다. 개화 시기에 세균이 꿀벌 등 매개 곤충에 달라붙어 이 나무, 저 나무로 옮기는데 치료제가 없어 한번 발생하면 인근의 나무들을 모두 파묻는 방식으로 전염을 막는다. 심할 경우 과수원 전체가 폐쇄돼 5년간 과일을 재배할 수 없게 된다. 2015년 이후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과수화상병으로 파묻은 과수원 면적만 1만㏊(서울 여의도 3배 이상 면적)에 이른다.
‘꿀벌의 수분 작업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과수화상병을 막을 수는 없을까’. 이 같은 고민을 안고 있던 LG 계열사 팜한농의 연구진은 2021년 2월 미생물을 이용해 세균을 막아내는 친환경 방제약(농약)인 ‘세리펠’ 개발에 성공했다.
꽃이 필 때 이 방제약을 살포하면 미생물이 먼저 자리를 잡아 세균이 정착할 수 없게 된다. 미생물이 발산하는 2차 대사 산물도 과수화상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팜한농은 이외에도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한 방제 솔루션을 개발해 농가에 보급했다.
팜한농은 5일 LG그룹이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LG 어워즈’에서 최고상인 ‘고객감동대상’을 수상했다. 17명의 대학생 고객들이 직접 심사에 참여했다. 이날 대표 수상자로 나선 팜한농 오태현 팀장은 “농민들에게 과수화상병은 폐원 선고나 다름없다”며 “얼마의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국가 경제에 얼마나 기여했냐는 숫자보다 (방제 솔루션 개발로) 크게 상심했을 고객들이 다시 웃음을 찾게 해드린 점이 너무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팜한농 이외에도 LG전자 제품에 장애인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토록 한 ‘LG전자 고객가치혁신실팀’, 전력소비량이 낮으면서도 좋은 성능의 디스플레이를 개발한 ‘LG디스플레이팀’ 등이 고객감동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에 참석한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고객 한 분 한 분의 작지만 의미 있는 경험들이 모여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LG에 대한 인정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혁신의 목표와 방향”이라며 “회사와 사업의 성과는 이런 고객을 위한 노력과 도전들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라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명태균 “윤 대통령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에게 간다”
-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성남 땅 ‘차명투자’ 27억원 과징금 대법서 확정
- [단독]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한다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
- [단독] 명태균씨 지인 가족 창원산단 부지 ‘사전 매입’
- “김치도 못먹겠네”… 4인 가족 김장비용 지난해보다 10%↑
- 4000명 들어간 광산 봉쇄하고, 식량 끊었다…남아공 불법 채굴 소탕책 논란
- 순식간에 LA 고속도로가 눈앞에···499만원짜리 애플 ‘비전 프로’ 써보니
- 체중·혈압 갑자기 오르내린다면··· 호르몬 조절하는 ‘이곳’ 문제일 수도
- “한강 프러포즈는 여기서”…입소문 타고 3년 만에 방문객 10배 뛴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