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대원도 아닌데…' 사람 잡는 산불감시원 체력 시험 여전

박영서 2023. 4. 5.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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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진화가 아닌 예방 홍보 업무를 보는 산불감시원이 체력 시험 중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순발력이나 근력 테스트를 금지하도록 규정했음에도 강원도 일부 지자체에서 여전히 고강도 체력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호(속초1)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5일 강원도산불방지센터로부터 받은 도내 18개 시군 산불감시원의 세부적인 채용기준을 보면 8개 시군은 체력 검정 자체를 하지 않지만, 10개 시군은 각각의 체력 검정을 시행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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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일부 시군, 기록으로 지원자들 줄 세우고 스쾃까지 시켜
산불감시원 선발 체력테스트 [연합뉴스 자료사진으로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산불 진화가 아닌 예방 홍보 업무를 보는 산불감시원이 체력 시험 중 숨지는 사례가 잇따라 순발력이나 근력 테스트를 금지하도록 규정했음에도 강원도 일부 지자체에서 여전히 고강도 체력 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정호(속초1) 강원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이 5일 강원도산불방지센터로부터 받은 도내 18개 시군 산불감시원의 세부적인 채용기준을 보면 8개 시군은 체력 검정 자체를 하지 않지만, 10개 시군은 각각의 체력 검정을 시행하고 있었다.

특히 동해시는 등짐펌프 15㎏ 착용 후 140m 2회 왕복, 스쾃(앉았다 일어서기) 30회, 현장 사진 촬영 후 사진 전송 등 3가지 종목을 완료 시간에 따라 순위를 매기는 등 고강도 체력 검정을 선발 기준으로 두고 있었다.

최근 3년간 채용한 감시원들의 평균연령이 70세인 점을 고려하면 무리한 요구다.

횡성군도 지원자들에게 등짐펌프 15㎏ 착용 후 종합운동장 2바퀴(0.8㎞)를 돌게 한 뒤 순위별로 집계했다.

산림청은 산불감시원 채용과 관련해 등짐펌프를 활용해 체력 검정을 할 경우 뛰기를 금지하고, 단거리 달리기나 무거운 중량들기 등 순발력과 근력 테스를 금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강정호 도의원은 "산불감시원 채용 과정에서 다수의 사망사고가 발생해 산림청이 채용기준을 완화했음에도 시군마다 채용기준이 다르고 일부 시군에서는 산림청보다 엄격한 기준을 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을 끄는 업무를 주로 하는 진화대원과 달리 예방 홍보가 주요 업무인 감시원에게 과도한 체력 시험을 요구하는 방식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도의원은 "체력 시험을 보는 시군의 감시원 평균연령을 보면 65세 이상 고령층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인명사고의 위험성도 다른 지역보다 더 높다"고 우려했다.

강 도의원은 산림 관련 부서와 시군과의 협의를 통해 '강원도형 표준 채용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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