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커지는데···현대차그룹 1~2월 판매량 뒷걸음질, 왜?
올해 1~2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지만, 현대자동차그룹과 다임러(벤츠)그룹은 판매량이 줄었다. 시장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회사만 역성장을 한 것으로, 선두 테슬라는 60%나 급증한 점과 대조된다.
이는 보조금 정책이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과 독일은 보조금을 축소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세액공제) 7500달러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가 5일 발표한 ‘2023년 1~2월 비중국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자료를 보면, 지난 1~2월 동안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 수는 68만1000대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3.2% 늘어났다. 전기차에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도 포함했다.
1위 테슬라는 지난해 대비 60.5%나 증가한 16만700대를 판매해 1위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지난해 19.6%에서 올해 23.6%로 4%포인트 높아졌다. 테슬라의 성장률 60.5%는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기업 중 중국의 상하이자동차(126.2%)를 제외하곤 가장 높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정책이 효과를 본 것으로 해석된다. 테슬라는 모델3와 모델Y의 가격을 지난 1월 20% 이상 낮췄다. 지난달 초에는 고급 모델인 모델S를 5000달러, 모델X를 1만달러 할인했다.
반면에 현대차그룹은 6.4%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2월 66만800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1만4000대보다 판매량이 줄었다. 지난해 점유율은 7.5%였고, 올해는 7.4%로 0.1%포인트 줄었다. 전기차 판매 상위 10개 기업 중 현대차그룹 외에도 다임러그룹도 4.4% 판매량이 줄었다. 다임러그룹은 지난해 38만2000대를 판매했는데 올해는 36만5000대를 팔아 4.4%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두 회사가 역성장을 기록한 이유는 보조금 정책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지난해 대비 올해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월에는 보조금이 결정되지 않아 전기차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차그룹의 국내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장에선 IRA 영향으로 전기차 판매가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은 내연기관차를 유지하려는 국가적 전략의 영향으로 보인다. 독일 정부는 하이브리드차량에 제공되는 보조금을 완전 폐지하고, 전기차 보조금도 최대 6000유로에서 4500유로로 줄였다. 내수 시장에서 타격을 입으면서 전기차 판매량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기업들의 전기차 판매량 감소는 자동차 시장의 춘추전국시대 개막으로도 해석된다. 모두가 성장하는 시장이 아닌 서로의 점유율을 잡아먹는 시기가 됐다는 의미다. 이는 전기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라는 단면으로도 나타난다.
SNE리서치는 “절대 강자인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점유율이 유지 혹은 감소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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