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흑서' 권경애 변호사, 학폭 소송 맡아놓고 불출석…유족, 허망한 패소
유족 "왜 안 갔냐 물어보니 날짜 착각했다고…아이 두 번 죽여"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2015년 학교폭력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학생의 유족이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변호사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아 2심 소송이 취하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8-2부(부장판사 김봉원)는 유족 이모씨가 학교법인 및 가해자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에 대해 지난해 11월24일자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유족이 패소한 이유는 '3회 불출석으로 인한 항소취하 간주'다. 민사소송법에 따르면 항소심에서 소송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으면 1개월 이내에 기일을 지정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이마저도 출석하지 않으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간주한다.
유족 측 소송 대리는 법무법인 해미르 권경애 변호사(사법연수원 33기)가 맡았다. 권 변호사는 이른바 '조국 흑서' 공저자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 비평 글을 올리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유족으로부터 수임료를 받고 소송을 대리한 권 변호사는 재판에 3회 출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권 변호사의 불출석으로 유족이 8년간 이어온 학교폭력 소송이 허무하게 끝나버린 것이다.
법원 관계자는 "이 사건은 2회 불출석 후 원고 측이 다시 기일지정신청을 했다"며 "다시 정한 기일에 또 불출석해 항소가 취하된 것으로 처리됐다"고 밝혔다.
권 변호사는 불출석 사실을 유족에게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족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목놓아 울어봐도 분통이 터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글을 올렸다.
유족은 딸이 숨진 뒤 2016년 8월 서울특별시·학교법인·교직원·가해자 등 34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2월 "34명 중 1명에게만 책임이 있다"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는데 유족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유족은 "소송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도무지 연락이 없어 변호사 사무실로 찾아가니 소송이 취하됐다고 한다"며 "자기가 재판에 출석을 안 해서 취하됐다고 듣고 자리에 주저앉아 통곡했다"고 말했다.
이어 "도대체 왜 안 갔냐고 물으니 한 번은 몸이 아파서였고 다음 날은 날짜를 잘못 적어놔서 못 갔다고 한다"며 "제 아이를 두 번 죽인 것이며 자식 잃은 어미의 가슴을 도끼로 찍고 벼랑으로 민 것"이라 분개했다.
뉴스1은 권 변호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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