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틈에 ‘찰칵’”...업체 협박해 수천만원 뜯어낸 한국노총 산하 위원장 구속 기소

대구지방검찰청/조선DB

건설업체를 협박해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뜯어낸 한국노총 산하 조직 위원장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 서경원)는 공갈 혐의로 한국노총 건설현장노조 위원장 A(68)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5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8년 7월부터 작년 8월까지 4년간 대구·경북 철근·콘크리트 업체 15곳 관계자들을 상대로 “노동청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4420만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렇게 뜯어낸 금품 대부분을 생활비 등 사적으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안전 규정 위반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사례를 먹이로 삼았다. 건설 현장 근로자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시 안전모 등 안전장비를 벗거나, 안전설비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안전설비가 공백인 순간 등을 노려 촬영했다.

고발로 인한 노동청 점검 등으로 공사가 지연될 경우, 철근·콘크리트 업체가 막대한 손해를 입는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이들 업체는 공기(工期)를 맞추지 못할 경우 향후 입찰·수주 등에서 불이익을 받게된다. A씨는 또 공사 작업이 이미 수개월 이상 진행돼 채용이 완료된 현장을 찾아가 노조원 채용을 강요하기도 했다.

대구지검 관계자는 “피해 업체들은 고발 내용이 사실이 아님에도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A씨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보인다”면서 “건설현장 내 불법 행위가 근절되도록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