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하겠습니다, ‘기후 정의’를 위해”

조해람 기자 2023. 4. 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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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4 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오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후정의파업’을 열고 에너지·교통 공공성 강화와 정의로운 전환, 기후위기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조해람 기자

기후·환경단체와 석탄화력발전소 등 에너지산업 종사자들이 오는 14일 ‘기후정의파업’을 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하루 정부세종청사에 모여 집회를 열고 ‘정의로운 전환’과 기후위기 대책 등을 요구할 예정이다.

320개 단체가 속한 ‘414 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는 5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에너지·교통 사회 공공성 강화와 생태학살 개발사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고 했다. 이들은 오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3000여명 규모의 집회를 열고 환경부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앞을 행진하기로 했다.

이들은 정부에 ‘사회 공공성 강화를 통한 정의로운 전환’과 ‘신공항·설악 케이블카 등 개발사업 중단’을 요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우선 대기업의 에너지·전기 사용에 제동을 걸고 관련 산업에 ‘횡재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체 에너지 소비 대부분이 산업·상업용이라 개개인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으로는 기후위기에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재각 준비위원회 공동집행위원장은 “기후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적 에너지 사용을 대거 감축해야 하고, 그를 통해 이윤을 누리는 기업들의 에너지 비용을 높여야 한다”며 “전구 등 개인이 사용하는 필수적 에너지가 아니라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대기업들의 에너지 사용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정부가 발표한 ‘1차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 초안’도 기업의 에너지 과소비를 부추긴다며 폐기를 촉구하기로 했다. 이들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하겠다고 반복하지만, 실제 내용은 산업계 배출량을 810만t 늘려주는 것일 뿐”이라며 “산업계와 밀실 협의하며 기후위기 대응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414 기후정의파업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5일 오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들은 오는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후정의파업’을 열고 에너지·교통 공공성 강화와 정의로운 전환, 기후위기 대책 마련 등을 촉구하기로 했다. 조해람 기자

산업전환 시 석탄화력발전소 등 화석연료 산업 종사자의 노동권·고용안전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도 주요 의제다.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비정규직 송상표씨는 “발전노동자들도 에너지 전환에 대해 국민들과 생각이 다르지 않다”며 “고용이 보장된다면 발전소 폐쇄에 동의하지만, 정부는 기존에 실패한 대책만 가져올 뿐 실질적인 대책을 가져오지 않는다”고 했다.

송씨는 “발전소를 폐쇄한다 해서 그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의 삶까지 폐쇄하면 안 되는 것 아닌가”라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발전소 폐쇄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의 노동자와 주민을 만나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취약계층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고시원에 거주하는 나경동씨(홈리스야학 학생)는 “방에 보일러가 없어 전기장판을 샀는데도 너무 추워 입김이 나왔고, 복도에 하나 있는 에어컨은 원장이 틀어주지도 않는다”며 “가난한 사람들은 날씨 때문에 집에서 더 위험해지고 얼어죽기도 한다. 아파트 짓는 공사장은 많은데 왜 가난한 사람들은 안 좋은 집에서 자꾸 죽어야 하나”라고 했다.

이들은 이번 집회 뒤엔 지난해 9월24일 3만여명이 모인 ‘기후정의행진’과 비슷한 대규모 행동을 준비할 계획이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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