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때 상하원 합동연설… 박근혜 이후 10년만에 성사

방한 美하원 외교위원장이 제안
"한미동맹 70주년에 뜻깊은 일"
국정과제회의서 한일협력 강조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5일 방한 중인 마이클 매콜 미 하원 외교위원장으로부터 미국 상하원 합동연설 제안을 받았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70주년이라는 특별한 계기로 미 의회 연단에서 역사적인 연설을 할 수 있어 기쁘다"며 이를 수락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윤 대통령은 매콜 위원장을 포함한 미 하원의원 9명과 존 오소프 상원 의원을 접견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이 성사된다면 2013년 5월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10년 만이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 강화와 성공적인 국빈 방문을 위한 미 의회차원의 각별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며 "미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이뤄진 미 의회단 방한을 환영하고, 미 의원들이 한미동맹 발전에 든든한 지원군이 돼줘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또 의원단에 최근 미국 정부가 발표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세부규정에 따라 한국 기업들도 보조금 혜택을 받게 된 것에 환영을 표했다. 윤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기업의 대미투자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도록 미 의원들이 각별한 관심을 갖고 지원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연설은 현지시간으로 27일이 유력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윤 대통령이 이달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과 국빈 만찬을 하고, 27일 상·하원 합동회의에서 연설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접견에 앞서 청와대 영빈관에서 외교, 통일, 국방, 보훈 등 총 4개 주제로 '제2차 국정과제점검회의'를 가졌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주재하면서 "국정과 외교는 같은 것이고, 동전의 양면"이라며 "그 어느 때보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북한 인권실태를 국제사회에 적극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북한 인권 실상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북한 인권보고서를 최초로 공개, 출간했다"며 "북한 주민의 처참한 인권 유린의 실상을 국제사회, 국내외 널리 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북한인권법이 실질적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통일부는 지난달 31일 '2023 북한인권보고서'를 발간해 공개한 바 있다.

이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 실상을 확실하게 알리는 것이 우리 국가 안보를 지키는 일이라고 말했다"며 "우리가 북한의 침략과 도발에 희생을 감수하면서도 단호하게 맞서는 것은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존중하는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함이다. 북한 인권의 실상이 정확히 알려져야 국제사회도 우리랑 연대해 평화를 깨려는 북한의 시도를 억제할 것이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지령을 받아 간첩활동을 한 것으로 드러난 노동·진보단체 사건도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수사결과를 보면 국내 단체들이 북한 통일전선부의 지시를 받아 간첩행위를 한 것이 밝혀졌다.북한의 통일 업무를 하는 곳에서 그런 일을 한다면 우리 통일부도 국민이 그런데 넘어가지 않도록 대응심리전 잘 준비해둘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북한 인권 침해자에 대해 언젠가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관련자료를 축적하겠다"며 "올해 안에 신(新)통일미래구상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과의 통화에서 양국이 진정으로 역사적 방문으로 만들어보자고 합의했다"고 보고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