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와 우승 트로피…김연경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김하진 기자 2023. 4. 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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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가운데). KOVO 제공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배구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이 우승을 향한 간절한 바람을 이룰 수 있을까.

김연경은 지난 2월 중순 자신의 은퇴설에 대해 “선수마다 생각들은 다르겠지만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오는게 좋겠다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아직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 김연경이었지만, 흥국생명은 그가 말한 높은 자리를 차지했다.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 2022~2023시즌 정규리그 1위를 기록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을 따냈다.

그리고 한국도로공사와의 챔피언결정전 1, 2차전 승리를 가져오며 통합 우승까지 단 1승을 남겨뒀다.

하지만 3차전부터 흥국생명은 주춤하고 있다. 지난 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패한 뒤 이틀 뒤 같은 곳에서 열린 4차전에서도 1-3으로 맥없이 지고 말았다. 그리고 6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5차전을 앞두고 있다.

5차전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는 선수는 단연 김연경이다. 팀이 내리 2연패를 당하는 동안에도 김연경은 가장 좋은 활약을 했다.

3차전에서는 22점으로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고 4차전에서도 24점을 올리며 26점을 기록한 옐레나와 힘을 합쳤다. 경기 중간 중간 선수들을 독려하고 파이팅을 외치며 팀 분위기를 이끌었다. 팀 공격 성공률이 32.73%에 불과한 가운데에서도 올린 고득점이었다. 결국 흥국생명은 5차전에서도 김연경이 해줘야 원하던 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다.

다만 전체적으로 가라앉은 팀 분위기가 변수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적인 부분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승이 두려운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찬스를 놓치는 것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수세에 몰린 흥국생명으로서는 분위기 전환을 꾀해야 한다.

5차전이 흥국생명의 홈에서 열리는 것은 플러스 요인이다. 김연경이 V리그에 복귀한 이후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은 시즌 내내 붐볐다. 이번 시즌 5차례나 안방에서 매진(5800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홈 함성에 힘입어 흥국생명 분위기가 살아난다면 김연경은 간절한 바람이었던 우승 트로피를 거머쥘 수 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에서 세 번의 챔피언 결정전 우승, 두 차례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할 때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차지했다. 이번에도 흥국생명이 우승을 차지하게 되면 김연경은 네번째 챔피언 결정전 MVP도 받아들 수 있게 된다. 그가 말한 ‘높은 자리’에서 자신의 거취를 결정할 수 있는 순간이 오게 된다. 이번 시즌을 마치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김연경으로서는 어떤 결정을 내리든 배구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전망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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