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학폭 근절 종합대책, 정교한 세부 계획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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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과 정부는 5일 학교폭력 종합대책으로 학폭 전력을 대입 수시전형에서 정시전형에까지 확대 반영하기로 했다.
현재는 수시와 정시 등 대입전형 방식에 학폭 전력 반영에 차이가 크다.
수시 학생부 전형과의 형평성, 학폭에 대한 경각심 제고 등을 위해서 정시에 학폭 전력을 반영하는 등의 제도적 정비는 분명 시급해 보인다.
정부가 수시와 정시 등 입시전형 특성에 걸맞은 학폭 전력 반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하지 않으면 소송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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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과 정부는 5일 학교폭력 종합대책으로 학폭 전력을 대입 수시전형에서 정시전형에까지 확대 반영하기로 했다. 또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의 중대한 학폭 가해 기록 보존기간을 취업 때까지 늘리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정협의회를 연 후 "학폭에 대한 경각심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정이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정은 이날 논의를 바탕으로 국무총리 주재 학교폭력대책위원회에서 최종 계획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아들의 학폭 논란이 불거진 후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당정이 서둘러 대책 마련에 나서는 모양새다.
현재는 수시와 정시 등 대입전형 방식에 학폭 전력 반영에 차이가 크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국회입법조사처에 낸 자료에 따르면 수시 학생부 종합전형은 129개 대학 중 111곳(86%)이 학폭 조치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반면 수능 점수로 평가하는 정시모집에서는 대부분 대학이 학폭 전력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수시 학생부 전형과의 형평성, 학폭에 대한 경각심 제고 등을 위해서 정시에 학폭 전력을 반영하는 등의 제도적 정비는 분명 시급해 보인다. 관건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반영 방식과 기준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그렇지 않으면 원래 목적과 달리 적잖은 부작용이 따를 우려도 있다.
입법조사처가 지난달 발표한 '학교폭력 조치사항의 대학입학전형 반영 확대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는 "대입이 학생의 인생에서 구직과 경제소득 등 매우 큰 영향을 미치는 사회 구조에서 학교폭력 조치사항을 대입 전형에 전면 반영할 경우 발생하는 부작용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학교폭력 관련 소송이 현재보다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련 소송은 지금도 증가세다. 교육부의 '최근 3년간(2020∼2022학년도) 학교폭력 조치사항 불복절차 현황' 자료를 보면 가해 학생의 불복 청구 건수는 2020년 587건에서 2022년 1천133건으로 크게 늘었다. 정부가 수시와 정시 등 입시전형 특성에 걸맞은 학폭 전력 반영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하지 않으면 소송 증가는 불을 보듯 뻔해 보인다. 불복절차가 진행되면 피해 학생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가해 학생의 처분이 늦어져 징계의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 그동안 학폭 사건이 터질 때마다 정부의 대책이 나왔지만 큰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여론에 떠밀려 서두를 일이 아니다. 세부 대책을 정교하게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폭은 심각한 문제라는 경각심을 환기하기 위해서라도 엄벌주의의 필요성은 인정된다. 그러면서도 학폭 가해자가 진정한 반성과 사과를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가는 교육적 해법도 병행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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