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미는 뒷전?…NYT, 'K팝 산업' 자국팬 소외현상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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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급속도로 덩치를 키운 K팝 업계가 정작 자국 팬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주요 외신으로부터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K팝이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는 와중에 한국 팬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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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청취자 90%가 한국 밖…기획사들, 성공 바탕서 눈 돌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으며 급속도로 덩치를 키운 K팝 업계가 정작 자국 팬들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주요 외신으로부터 제기돼 주목된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4일(현지시간) "K팝이 글로벌 성장을 추구하는 와중에 한국 팬들이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NYT는 "전 세계에 걸쳐 K팝 장르에 대한 여파를 불러일으킬 기획사 인수전 과정에서 국내 시장의 청취자들은 스스로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놓고 벌어진 카카오엔터와 하이브의 경영권 분쟁 속에 글로벌 팬덤을 노린 시장 논리만 부각되고, 정작 여태껏 K팝 성공의 밑바탕이 되어준 충성스러운 한국 팬들은 뒷전이 된 듯한 '주객전도' 상황에 대한 지적이다.
NYT는 실제 한국 내 적극적인 K팝 소비층을 다수 인터뷰하며 최근 K팝 산업계 동향과 SM 인수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등 반응을 상세히 소개했다.
서울의 한 클럽에서 만난 DJ 최모(26)씨는 최신 K팝 히트곡들을 재생하던 중 2NE1 및 원더걸스 등 10여년 전 시대를 풍미했던 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틀었다.
그는 "오래된 노래들은 음악 뒤편에 있는 산업계를 신경 쓰지 않고 음악 자체를 즐길 수 있던 시간으로 되돌아가게 해 준다"며 "이번 인수 싸움으로 K팝을 편안히 들을 수 없는 상황이 됐고, 아티스트들은 그저 장기 말에 불과한 것"이라고 말했다.
가요를 즐겨 듣는 김모(36)씨도 "음악산업이 서양을 표적으로 삼으면서 한국 팬들이 뒤로 밀려나는 듯한 인상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SM의 오랜 팬인 이모(36)씨는 소속 아이돌 그룹들이 카카오 산하로 소속되는 상황을 놓고 "자유도가 줄어들 것"이라고 걱정했다.
특히 많은 팬은 K팝 노래가 점점 더 영어 가사로만 쓰이지 않을까 하는 공포감에 휩싸여 있다고 NYT는 전했다.
실제 최근 K팝 히트곡들은 미국 시장을 겨냥해 제작되는 것이 현실이다. NYT는 이날 방탄소년단(BTS) 지민의 '라이크 크레이지'(Like Crazy)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올랐지만, 한국 차트에서는 순위가 낮다고 지적했다.
하이브는 인수전에 뛰어들었을 당시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팬 플랫폼을 더욱 확장"하겠다며 SM의 해외 진출 노하우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을 천명했던 바 있다.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로부터 1조2천억원이라는 천문학적 투자를 유치해낸 카카오 역시 카카오를 품에 안은 후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팬덤 플랫폼을 가져가기 위해서도 SM 인수가 꼭 필요했다"고 밝혔다.
팬들에게는 이런 분위기가 결국 기획사들이 국내 음반판매와 콘서트보다는 세계 시장 진출을 통한 이윤 극대화만 지향하는 것으로 비치게 된다고 NYT는 짚었다.
케이팝레이더에 따르면 K팝 청취자의 약 90%가 한국 밖 거주자라고 한다. 1990년대 SM과 YG, JYP 등 '엔터 3사'가 막 개척에 뛰어들었을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장 구조 자체가 세계 시장 중심으로 변화한 셈이다.
그 결과 기획사들이 갈수록 K팝이 당초 성공하게 했던 요소들에 초점을 맞추지 않게 된다는 것이 NYT의 분석이다.
학생 김모(19)씨는 "재미있어야 할 취미가 걱정거리로 변해버렸다"며 "이런 변화가 스트레스로 다가온다"고 푸념했다.
유튜브에서 팬 채널을 운영하는 고등학생 권모(17)씨는 "앨범 커버와 가수들 패션, 콘서트 분위기, '굿즈' 디자인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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