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27일부터···다르덴 형제 첫 내한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가 오는 27일 개막한다. 개막작에는 장피에르·뤼크 다르덴 형제의 <토리와 로키타>가 선정됐다. 다르덴 형제는 처음 공식 내한해 관객을 만난다.
영화제의 문을 여는 <토리와 로키타>는 벨기에로 온 아프리카 난민 토리(파블로 스킬스)와 로키타(조엘리 음분두)를 비춘다. 둘은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관계지만 남매처럼 서로에게 깊이 의지한다. 마약상이 로키타에게 ‘시키는 일을 하면 위조 비자를 주겠다’고 제안하며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다르덴 형제는 지난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로 ‘75주년 기념상’을 받았다. 다르덴 형제는 <로제타> <더 차일드> <내일을 위한 시간> 등을 만든 벨기에 출신 연출가로 ‘칸이 사랑한 감독’ ‘벨기에의 거장’이라 불린다. 두 감독은 영화제 기간 처음으로 공식 내한해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폐막작으로는 김희정 감독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가 선정됐다. 전주국제영화제 개·폐막작에 한국 영화가 포함된 것은 7년 만이다. 영화는 김애란 작가의 동명 단편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중학교 교사 도경(전석호)이 물에 빠진 학생을 구하려다 함께 목숨을 잃은 뒤, 아내 명지(박하선)를 비롯한 가족들에게 일어나는 일을 그렸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 CGV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성욱 공동집행위원장은 “행사 공간을 전주시 전역으로 확대했다. 다양한 프로그램 이벤트를 통해 영화와 시민을 연결하는 영화제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영화제 주요 행사는 영화제의 심장이던 전주돔을 벗어난다. 개막식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열린다. 시상식과 폐막식은 전북대 삼성문화회관에서 연다. ‘골목상영’ ‘영화×산책’ 등 부대행사가 남부시장, 동문 문화센터, 서학예술마을 등 전주 곳곳에서 진행된다.
올해 영화제 슬로건은 ‘우리는 늘 선을 넘지’다. 영화제는 “선을 넘고, 경계를 무시하고, 새로운 도전을 지속하는 것이 전주영화제의 색깔이다. 전주영화제는 언제나 영화라는 예술 장르의 영역 확장을 시도해 왔다”며 “전통적인 영화 형식과 상영 방식에서 탈피해 프로그램, 공간, 이벤트를 통해 영화를 중심으로 장르 간 통섭을 이뤄온 영화제의 도전정신을 강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을 연출한 감독의 영화 중 아시아에서 처음 상영되는 작품을 대상으로 하는 ‘국제경쟁’ 부문과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경쟁’ 부문에는 각각 10편의 영화가 선정됐다. 영화제는 “국제경쟁 부문에는 다큐멘터리가 강세를 보였던 예년과 달리 다양한 시선을 보여주는 극영화와 독특한 영상미의 실험적 작품들이 선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경쟁에는 111편이 출품돼 지난해보다 작품 수가 줄었지만 전반적으로 수준이 높았다”며 “퀴어가 자연스러운 대세로 떠올랐고 영화 또는 예술 제작 과정을 다룬 작품이 많았다. SF적 상상력을 나름의 방식으로 소화한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고 했다.
올해의 프로그래머에는 뮤지션·화가·설치미술가로도 활동하는 백현진 배우가 선정됐다. 백현진은 자신이 출연한 <경주> <뽀삐>를 비롯해 직접 연출한 <디 엔드> <영원한 농담>을 선보인다. 스페인 출신 감독인 루이스 부뉴엘의 ‘부르주아 3부작’도 상영한다. 백현진은 “‘다른 사람이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일을 한다’는 문장을 늘 생각하며 살았다. 부뉴엘은 내게 유독 독특하게 ‘다른 인물’”이라며 “특히 말년 3부작이 재밌다. 독특하게 다른 세 편의 영화를 사람들과 함께 보면 즐겁겠다 싶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영화제는 총 42개국 247편을 상영한다. 지난해보다 참여국은 줄었지만 작품 수는 30편 늘었다. 영화는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 CGV전주고사, 메가박스 전주객사 등 6개 극장에서 상영된다. 온라인에서는 38편을 감상할 수 있다. 영화제는 다음달 6일 막을 내린다.
오경민 기자 5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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