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채 공사채 발행 급증...자금시장 주시

강봉진 기자(bong@mk.co.kr) 2023. 4. 5.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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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발행액, 1월보다 2배 가량 늘어
한전채 발행잔액은 전년비 70% 증가
올해 3월 이후 발행이 늘어난 공사채. 자료=삼성증권
최근 한국전력 회사채(한전채)와 공사채 발행규모가 늘어나며 자금시장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고 있다. 다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재 금융시장 상황이 지난해와 달라 공사채가 일반 기업의 자금조달용 회사채에 대한 수요를 잡아먹는 ‘자금시장 블랙홀’ 가능성은 아직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회사채 발행을 앞둔 공기업은 한국전력 등 10여곳에 이른다. 이날에만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남부발전 등 신용등급 AAA에 해당하는 5곳의 공기업이 회사채 발행을 위한 입찰에 나섰다.

통상 매달 10여곳의 공기업이 자금조달에 나서는 가운데 올해 들어 공사채 발행액은 늘어나는 추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한전채를 포함한 공사채 3월 발행규모가 1월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1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전채 발행액은 올해 1월 3조9000억원, 2월 3조2000억원, 3월 4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김은기 삼성증권 수석 연구위원은 “공사채 발행은 크게 증가한 반면 은행채 발행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말 정부는 한전채를 포함해 국공채 발행물량을 감축하고 발행시기를 조절해 채권시장 수급여건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만기가 오는 지방채와 공사채 2조5000억원 중 2조원(80%)을 상환하고, 한전채의 경우 전기요금 인상 등을 통해 발행규모를 지난해보다 크게 줄이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전력이 지난해 33조원의 역대 최대 규모의 적자를 낸데다 2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보류되면서 정부의 정책방향과 달리 발행액이 늘어난 셈이다. 한국전력에 따르면 3월말 기준 한전채 잔액은 68조300억원으로 1년전 잔액(39조6200억원)보다 72% 가량 늘었다. 올해 1분기 총발행량은 8조1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6조8700억원)보다 17% 증가했다.

다만 늘어난 한전채 등 공사채가 지난해와 같은 자금시장 자금시장 블랙홀의 주요 원인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한 증권사 투자금융 관계자는 “지금은 지난해와 다른 시장상황으로 현재 한전채 등 공사채에 대한 수요는 실수요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전세계적으로 국내외 주요 중앙은행의 금리인상이 진행되던 것과 달리 현재는 동결 혹은 인하할 가능성이 커진데다 국내의 경우 지난해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상황을 겪으며 마련한 자금시장 지원정책이 유효하다는 설명이다.

연초에 있었던 크레디트 시장의 강세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은기 연구위원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의 코코본드 상각 이슈 등 은행발 글로벌 크레딧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국내 크레디 시장은 매우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국채 금리가 낮아지면서 회사채 발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4월 금통위 이후 AA등급 이상 회사채 발행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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