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양곡관리법 재투표 방침···“여당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 너무 경박”
더불어민주당은 5일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에 대해 비판을 이어갔다.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쌀 잉여분 대책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언급한 데 대해서도 공세를 퍼부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부권 행사는) 대한민국의 식량주권 포기 선언”이라며 “대안이 없다면 거부권을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2021년 기준으로 우리 곡물 자급률은 18.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쌀값 불안이 계속되면 농업 안정성이 흔들리고 식량 주권은 위태로워질 것을 누구나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군사력만 국민과 국가를 지키는 수단이 아니다”라며 “우리 땅에서 자란 농산물로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안보 전략”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정부는 매사 전임 정부 탓만 하면서 쌀값 폭락을 방치했다. 대책을 협의하자는 야당 요구는 묵살했다”며 “여당이 대책을 세워서 일을 해야지 야당이 하는 일을 발목 잡는 것만 해서야 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심지어 ‘우량 품종을 생산하면 생산량이 늘어나니 나쁜 품종으로 농사지으라’ 이런 것이 대책이 될 수 없다”며 “대통령은 쌀값 정상화법에 대한 실질적 대안을 제시하거나 마땅한 대안이 없다면 거부권을 철회하는 게 마땅하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오는 13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에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헌법상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률안은 국회 재적의원 과반이 본회의에 출석하고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법률로서 확정된다.
민주당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재투표시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오길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법률안은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표결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했을 때 반대표가 국민의힘 의석 수(115석)에 못 미치는 90표에 그쳤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박성준 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에게 “국민의힘 내부적으로 통과돼야 한다는 생각을 공유하는 의원도 있다는 이야기가 들려서 무기명 투표를 할 경우 어떤 결과가 나올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쌀값 안정화 태스크포스(TF) 팀장인 신정훈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국민의힘 의원들도 25명이나 이탈할 만큼 이 법의 정당성이 반증되는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조수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이날 KBS 라디오에서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던진 것을 두고 공세했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기도 한데 너무 신중하지 않을 뿐 아니라 너무 경박스럽다”며 “여당 지도부는 신중하길 바라고 좀 더 진지해지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집권 여당의 농가 소득안정 대책이 고작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라니 기가 막히다”라며 “밥 한 공기 다 먹고도 그런 개념 없는 말이 입에서 나오나”라고 비판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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