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바지 여성만 노려"…태국서 벌어진 '스프레이 테러' 왜

기사내용 요약
혼자 걷는 여성에 붉은 페인트 뿌리고 도주

[서울=뉴시스]권서영 인턴 기자 =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밝은 옷을 입고 외출한 여성들의 바지에 붉은 페인트 스프레이가 뿌려지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태국 현지 매체 더타이거는 "방콕의 방나 지역에서 지나가는 여성의 바지에 별다른 이유 없이 붉은 페인트를 뿌리는 남성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피해를 본 여성들은 모두 흰 바지를 입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 A씨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붉은 페인트로 얼룩진 바지 사진을 올렸다. 그는 "역에서 내려오는데 갑자기 한 남성이 다가와 바지에 붉은 스프레이를 뿌리고 도망쳤다"고 전했다.

또 다른 피해자의 친구 B씨 역시 지난 2일 "제 친구가 방나 지역의 한 도로를 걷다가 비슷한 일을 겪었다"고 했다. B씨가 공유한 사진 속에는 A씨의 것과 마찬가지로 붉은 페인트가 묻은 바지가 포착됐다.

매체에 따르면 이러한 피해 사례가 온라인을 통해 퍼지자 유사한 상황을 겪었다는 여성들의 댓글이 속출했다. 이 외에도 "손에 술병을 쥔 남성에게 공격을 당했다", "1시간 넘게 쫓아와 무서웠다" 등의 증언이 잇따랐다.

피해자 C씨는 "경찰에 신고하기 위한 증거를 수집하려고 테러를 당했던 장소를 찾았는데 가해자가 나를 알아보고 도망쳤다"며 "매일 이 지역을 걸어 다녀야 하는데 또 다시 표적이 될까 봐 두렵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사건의 범인이 4개월 전 삼롱 역에서 여성들에게 파란색 페인트를 뿌린 혐의로 체포된 남성과 동일인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 당시 남성은 스트레스가 심해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현재 여성들은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가해자의 신속한 검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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