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담보로 외제차까지 사준 동거녀 살해 30대, 이유는 '이별통보'

전북군산경찰서 동거남 살인 혐의로 구속 송치

뉴스1 DB

(군산=뉴스1) 강교현 기자 = "내가 여자친구를 죽였다."

지난 3월23일 오전 1시55분께 112 상황실에 신고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자신이 함께 동거하던 여자친구를 살해했다는 내용이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시 사건 발생 장소인 전북 군산시 소룡동의 한 아파트로 출동했다.

사건 현장은 잔혹했다.

집 안에는 자수한 A씨(35)가 있었다. 그리고 A씨 옆에는 이 집에서 함께 살고 있던 B씨(40대)가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목과 가슴, 무릎 등 무려 30곳이나 찔린 상태였다. 바닥에는 피가 흥건했다.

경찰은 A씨를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A씨는 B씨 소유인 이 집에서 3~4년 전부터 함께 살았다. A씨는 뚜렷한 직업이 없었다. 하지만 고급 외제차를 타고 다녔다.

무직인 A씨가 타고 다니던 이 고급 외제차는 B씨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을 받아 마련한 돈으로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남자의 행태에 B씨는 지쳐갔다. 결국 사건 당일 함께 술을 마시던 끝에 이별을 고했다.

"헤어지자. 내 집에서 나가줘…" 이 말은 B씨 입에서 나온 마지막 말이 됐다.

A씨의 폭력적인 성향은 이미 지인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A씨를 잘 안다는 한 지인은 "A씨는 이혼하지 않은 아내가 있었고, 그 사이에 자식도 2명이 있다"며 "이후 아내와 자식들을 버린 A씨는 또 다른 여성과 함께 살며 역시 아이 둘을 낳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는 함께 살았던 여성들에게 폭력을 일삼고, 경제적인 부분에서도 도움을 주지 않았다"며 "전 부인들은 양육비조차 받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북 군산경찰서는 5일 살인 혐의로 A씨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마무리하고 A씨를 검찰에 송치했다"고 말했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