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테슬라 다 제쳤다…‘고위험’ 베팅한 서학개미 택한 길은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올해 초부터 이달 4일(T+3일 기준)까지 ‘디렉시온 데일리 20년 이상 국채(TMF)’ ETF를 2억4489만달러(약 3217억원)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1위다. TMF ETF는 만기가 20년 이상인 미국 장기채의 일일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이다. 서학개미들은 같은 기간 20년 이상 미국 장기채를 단순 추종하는 ‘아이셰어스 만기 20년 이상 국채(TLT)’ ETF도 8271만달러(약 1083억원) 사들였다. 해당 기간 서학개미 순매수 10위다.
듀레이션(잔존만기)이 긴 장기채의 경우 단기채 대비 금리 수준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큰 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및 경기침체에 대한 경고가 지속되고 연준의 금리 인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에 지난해 말 4.4%까지 올랐던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4일(현지시간) 기준 3.35%까지 떨어졌다. 초장기물인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도 지난해 말 4.5%까지 올랐다가 이내 3.6%까지 내렸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로 움직이기에 해당 기간 채권 ETF 가격은 올랐다. TLT ETF는 지난해 10월 저점에서 16%, 3배 레버리지 상품인 TMF ETF는 48% 상승했다. TMF ETF의 올해 연중 수익률도 13.95%다. 보통 채권 가격은 상장 주식만큼 가격 변동성이 크진 않지만 3배 레버리지 상품인 만큼 상승 폭이 컸다. 향후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거나 경기침체가 현실화할 경우 장기채 가격이 더욱 오를 것이란 기대감에 채권 ETF로 매수세가 몰리는 모습이다.
다만 레버리지 배율이 높을수록 주가(채권 가격)가 횡보할 시 손실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악화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예를 들어 100만원을 채권 ETF에 투자했을 경우 주가가 10% 올랐다가 재차 10% 하락하면 평가금액은 99만원이 된다. 하지만 레버리지 배율이 3배일 경우 10% 상승 시 30만원의 수익금이 발생하지만 10% 하락 시 평가금액은 91만원으로 손실 폭이 더 커진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레버리지 ETF의 문제점은 하방에 대한 방어가 전혀 이뤄지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방향을 맞추더라도 시점을 맞추지 못한다면 짊어지는 리스크 대비 리턴이 매우 낮을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TMF ETF 외에도 서학개미들은 올해 3배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순매수했다.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나스닥100지수의 일일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프로셰어스 울트라프로 숏 QQQ(SQQQ)’ ETF로 1억9964만달러(약 2622억원) 순매수 했다. 미국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의 일일수익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베어 3배(SOXS)’ ETF도 1억6291만달러(약 2140억원) 사들였다. 하지만 올해 들어 미국 주요 지수가 모두 상승하면서 해당 인버스 ETF들의 수익률은 처참한 상황이다. SQQQ 및 SOXS ETF의 연중 수익률은 각각 -45.84%, -56.71%다.
서학개미의 올해 순매수 종목 순위 3, 4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로 각각 1억9537만달러(약 2566억원), 1억7997만달러(약 2364억원)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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