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적자 가시화 속 실탄 확보 안간힘…버티기 모드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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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적자 부담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교환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대비 지연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일련의 자금조달로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확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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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자회사로부터 20조원 차입
“반도체 업황 개선 확신으로 해석할 수도”
(시사저널=허인회 기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유동성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자회사에 돈을 차입하고 교환사채를 발행하며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길어지는 반도체 불황에 여유자금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업황 개선이 다가왔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일 SK하이닉스는 2조2377억원 어치의 해외 교환사채 발행 결정을 공시했다. 교환사채(EB)는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한이 지난 뒤 발행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이나 다른 회사 유가증권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SK하이닉스는 당초 자기주식 1775만9040주를 기초 자산으로 총 1조9745억원 어치 교환사채를 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사회 결의와 투자자 모집을 거치면서 주식 수는 2012만6911주, 금액은 2조2377억원 어치로 늘어났다. 교환사채는 싱가프로 증권거래소에 상장된다.
SK하이닉스 측은 교환사채로 조달한 자금을 원재료를 구매하는 등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설비투자(CAPEX), 적자 부담으로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교환사채 발행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또 다른 반도체 업체인 삼성전자는 지난 2월 4.6%의 연리로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20조원을 차입한 바 있다. 자회사를 통한 일이기는 하지만 무차입 경영기조를 깬 것이다. 삼성전자 역시 해당 차입금을 운영자금으로 쓸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현금 확보에 나선 까닭은 불황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아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증권사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DS) 부문은 올 1분기 4조원 안팎의 적자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조7012억원으로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한 SK하이닉스 역시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손실은 3조5092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부진으로 좀처럼 재고가 줄지 않는 탓이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의 재고자산 변동 현황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021년 말 25조7542억원이었던 재고가 지난해 말 36조197억원으로 40.2%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역시 7조916억원이던 재고가 12조9362억원으로 82.4%(5조8421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올 1분기가 사상 최대 규모의 재고를 보유한 시기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적 바닥 친 마이크론…업황 개선 기대감 커지나
반도체 업체의 실탄 확보를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바라보는 건 아니다. 하반기 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투자에 계속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교환사채 발행에 대해 "반도체 업황 회복이 예상대비 지연될 가능성이 있었으나 일련의 자금조달로 향후 반도체 업황 개선에 대한 확신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불황의 끝이 보이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각) 2023년도 회계연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매출 36억9000만 달러, 영업손실 23억1000만 달러를 냈다고 밝혔다. 마이크론 실적이 시장 추정치보다도 낮게 나온 것이 오히려 바닥을 쳤다는 의미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 마이크론 실적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유사하게 움직여 왔다는 점에서 마이크론의 실적 바닥 통과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마이크론이 추가 감산까지 시사하는 등 여전히 업황이 좋지 않다는 점에서 재고 소진과 수요 회복이 얼마나 빨리 이뤄지느냐가 실적 개선의 키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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