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장 4연임 강수진 "세계로 날아오르는 K발레 만들 것"(종합)

임지우 2023. 4. 5.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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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 무거워…발레단에 대한 애정으로 연임 수락"
'해적' 해외 공연·노이마이어 협업 추진…"세계적 수준 공연 선보일 것"
국립발레단장 네 번째 연임한 강수진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립발레단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2023.4.5 jin90@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국립예술단체장으로서는 처음으로 네 번째 연임에 성공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은 5일 "국민과 호흡하며 세계로 날아오르는 한국 발레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수진 단장은 이날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어깨가 참 무겁다"면서 "지금까지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책임이) 무거운 만큼 국립발레단은 멈추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해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평생 예술가로 외길 인생을 걸어왔던 그는 문화행정가로 이렇게 오래 일하게 될지 예상했느냐는 물음에는 "꿈도 못 꿨다"고 답했다.

강 단장은 "저는 앞에서만 있는 게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거기서 달라진 건 없다"면서 "국립발레단의 모든 직원과 스태프가 한마음 한뜻이 돼야 발레단을 잘 이끌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비전 발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립발레단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2023.4.5 jin90@yna.co.kr

당초 강 단장은 앞선 세 번째 임기를 마지막으로 자리에서 물러나 독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했으나 막판에 마음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마음을 바꾼 배경에 대해 그는 "발레단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많아 다시 한번 힘을 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연임 얘기가 나왔을 당시 많이 지쳐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가 발레단에 대한 애정이 참 많아요. 제가 조금이라도 발레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다시 한번 힘을 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힘을 낼 수 있었던 것도 단원들에게 받은 에너지 덕분입니다."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발레단의 성장을 이끌어온 강 단장은 "전 세계 수많은 발레단과 함께 일해봤지만, 국립발레단은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단체"라고 강조했다.

다소 급박하게 진행된 연임 결정 과정에 대해서는 아쉬움도 드러냈다.

해외 발레단의 경우 차기 단장과 공연 프로그램이 수년 전에 미리 결정되는데 국립발레단은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에 강 단장은 "국립발레단의 경우 단장 인수인계 등을 준비할 시간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매해 다음 연도 프로그램을 준비하느라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게 단원과 직원들이 일하고 있다. 조금만 더 여유가 주어진다면 충분히 더 발전할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수진 단장, K-발레의 미래는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립발레단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2023.4.5 jin90@yna.co.kr

그는 이런 어려움에도 재임 기간 국립발레단이 세계적인 수준의 단체로 성장했다며 자부심도 드러냈다.

강 단장은 "우리 국립발레단원들은 테크닉과 에너지, 표현력까지 한층 성장했다"면서 "국립발레단의 수준은 (세계에서) 높이 평가받으며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국민과 호흡하며 세계로 날아오르는 한국의 발레, K-발레가 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간담회에서 앞으로의 발레단 운영 비전도 함께 공개했다.

먼저 국립발레단 자체 개발 레퍼토리 '해적'을 유럽·북미 7개국에서 선보이는 투어를 추진한다.

2020년 초연한 '해적'은 영국 낭만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한 원작을 국립발레단 솔리스트이자 안무가 송정빈이 새롭게 안무한 작품으로, 정의로운 해적이 아름다운 노예 소녀들을 구출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다음 달 독일 비스바덴의 100년 전통의 축제인 5월 음악제에서 열리는 '해적' 초청 공연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스위스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북미 등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강 단장은 "비스바덴 초청 공연은 축제 측에서 '해적' 공연 영상을 보고 모든 비용을 지불하며 국립발레단을 초청했다"며 "큰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8월에는 미국 출신의 세계적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내한해 국립발레단과의 협업을 논의한다. 함부르크 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으로 재직 중인 노이마이어는 무용수와 발레단의 역량을 직접 보고 영감을 받아야만 배역을 맡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강 단장은 "노이마이어의 내한은 제가 오랫동안 공들여왔던 일"이라며 "감히 세계 최고의 안무가라고 할 수 있는 노이마이어의 작품을 국내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문화예술 취약 지역·계층 청소년들에게 국립발레단의 현역 또는 전직 단원들이 지도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네 번째 연임…국립 예술단체 최초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 겸 예술감독이 5일 오후 서울 서초구 국립예술단체 공연연습장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립발레단 비전 발표를 하고 있다. 2023.4.5 jin90@yna.co.kr

앞서 강 단장은 이날 오전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였던 강수진은 2014년 국립발레단의 제7대 단장으로 발탁된 뒤 2017년과 2020년에 이어 이번에도 연임에 성공했다.

임명장 받은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서울=연합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5일 서울 용산구 문체부 서울사무소 회의실에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겸 예술감독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4.5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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