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익사, 딸 질식사”... 친엄마에 남매 맡겼다가 자식 잃은 비극 사연
미국의 한 여성이 어린 손녀와 손자를 돌보다 실수로 방치해 잇따라 사망에 이르게 한 사연이 전해졌다. 현재 여성은 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다만 여성의 변호사는 어쩔 수 없는 사고였다며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4일(현지 시각) ABC 및 NBC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플로리다주 검찰은 생후 7개월 손녀를 차에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등 과실치사 혐의로 트레이시 닉스(65)를 기소했다. 트레이시는 지난해 11월 딸 카일라 쇼크의 부탁으로 손녀를 돌보다, 손녀를 차에 두고 내려 질식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손녀 사망 당시 외부 온도는 32도였다.
당시 트레이시는 “미용실에 다녀올 테니 딸을 돌봐달라”는 카일라의 부탁을 받고 손녀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점심을 먹기 위해 손녀를 데리고 집을 나섰고, 귀가 후 손녀를 차에서 데리고 내리지 않았다. 트레이시는 손녀 존재를 까맣게 잊은 채 홀로 피아노 연습을 하는 등 시간을 보냈다. 수 시간 뒤 갑작스럽게 손녀가 차에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고, 남편 넌 네이 닉스와 차에 향했다. 그러나 손녀는 이미 고온의 차 내부에서 숨진 상태였다.
그런데 손녀 사망 불과 11개월 전인 2021년 12월, 생후 16개월 손자도 트레이시의 보살핌을 받던 중 익사 사고로 숨진 사실이 알려졌다. 트레이시가 소파에서 깜빡 선잠에 든 사이, 손자가 뒤뜰 울타리를 빠져나와 수심 60cm의 연못에 빠져 숨졌던 것이다. 다만 이때는 트레이시가 직접적으로 손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증거가 불충분해 기소되지 않았다.
트레이시의 딸이자 숨진 두 아이의 엄마 카일라는 울분을 토했다. 그는 “두 번이나 엄마의 보살핌을 받던 아이가 사망했다”며 “머리로는 엄마가 감옥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트레이시의 딸로서 이렇게 말하는 게 죽는 것만큼 힘들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죽은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엄마가 감옥에 가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트레이시의 남편 드류 쇼크 또한 “누군가는 이번 일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다만 트레이시 변호를 맡은 윌리엄 플레처는 이번 일은 ‘사고’였기 때문에 그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트레이시는 딸과 사위, 모든 자녀와 손주들을 사랑한다”며 “손주들의 사망으로 그녀 역시 황폐해졌다. 누군가 죽었다고 해서 또 다른 누군가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할 필요는 없다. 손자, 손녀의 사망은 분명한 사고였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에 승자와 패자는 없다”며 “그저 우연히 두 번의 번개를 연속으로 맞은 것과 같다”고 했다.
트레이시에 대한 법원 심리는 오는 5월 2일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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