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세권도 별 수 없네”… 공매 나온 주택 부지들, 줄줄이 ‘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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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공매에 부쳐진 서울 '알짜부지'들이 유찰 신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알짜 부지들이 사업 추진 중 공매에 넘어가고, 공매에서도 유찰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이라며 "사실 지금처럼 시장이 얼어붙을 때가 부지를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적기이지만, 자금조달이 어려운 만큼 시행사들도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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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례 연속 유찰된 곳도 여럿
사업성 담보 못해 외면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경색으로 공매에 부쳐진 서울 ‘알짜부지’들이 유찰 신세를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을 위해선 넘어야 하는 장벽이 있는 데다, 침체된 부동산 시장 분위기 탓에 수익성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5일 한국자산관리공사에 따르면 ‘클럽54 골프연습장’ 일대 부지였던 서울 서초구 방배동 452의 1 일대 5140㎡ 부지 입찰을 이날까지 6차례 진행했으나 모두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에도 오전, 오후로 나뉘어 여섯·일곱 번째 입찰을 진행한 후 내일 개찰할 예정이다.
서울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11번 출구 인근에 있는 이 부지는 당초 ‘방배 힐스테이트’ 건설이 추진됐던 곳이다. 한 시행사가 역세권 임대주택 특례로 용적률 상향을 적용 받아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인허가도 받았지만, 공사비와 금융 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고급 주택단지 개발이 추진됐던 서울 용산구 남산 그랜드 하얏트 호텔 주차장 부지 역시 지난달 말까지 6차례에 걸쳐 공매에 부쳐졌으나 주인을 찾지 못했다. 당초 2873억원이던 최저입찰가가 2223억원까지 낮아진 해당 부지는 수의계약이 가능해진 상태다.
이 부지의 소유자인 이든센트럴한남은 고급 주택단지 개발을 추진했었다. 7개동 규모의 연립주택 21가구와 8개동 규모의 단독주택 8가구를 개발하려 했지만, 인허가가 지연되는 동안에 PF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작년 말 만기가 돌아온 대출을 상환하지 못했다.
서울 핵심지에 위치한 부지들이 시장에서 외면 받는 이유는 불투명한 수익성 때문이다. 특히 그랜드 하얏트 호텔 주차장 부지의 경우 1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적률이 최대 150%인 데다 고도제한까지 걸려있어 건설할 수 있는 주택이 제한적이다. 웬만한 분양가가 아니면 수익성을 내기 어려운 것이다.
지난 2월 채무불이행으로 공매에 넘겨진 서울 청담동 고급빌라 ‘루시아청담514′ 부지는 이달 초부터 2263억원의 최저가로 입찰을 진행했으나 두 차례 유찰된 상태다. 현재는 세번째 입찰이 진행 중이며, 최저입찰가는 처음 대비 약 19% 낮아진 1833억원이다.
루시아청담은 당초 고액 자산가를 대상으로 기획된 주거시설로, 지난해 분양 당시 분양가가 3.3㎡당 2억원대에 달해 화제가 됐던 곳이다. 부실채권 전문투자사 하나에프앤아이(F&I)가 대주단으로 참여해 사업 정상화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 공매가 철회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만큼, 공매로 나오는 주택 사업 부지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 다대동 370-11번지 일대 옛 한진중공업 부지를 개발하는 다대 마린시티 사업이 대표적이다. 이 사업은 이달 중순에 일부 브릿지론 만기가 도래하는데, 만기 전까지 추가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최악의 경우 공매로 넘어갈 수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서울 알짜 부지들이 사업 추진 중 공매에 넘어가고, 공매에서도 유찰되는 것은 그만큼 시장이 얼어붙었다는 것”이라며 “사실 지금처럼 시장이 얼어붙을 때가 부지를 저렴하게 매입할 수 있는 적기이지만, 자금조달이 어려운 만큼 시행사들도 기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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