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상황’ 조성빈, 불운한 결장 딛고 6월 PFL 출전 준비
종합격투기 조성빈(31)이 2023 Professional Fighters League 개막전을 뛰지 못했다. 불운이 겹치고 또 겹친 돌발 상황이다.
이번 시즌 PFL 정규리그 첫 대회는 2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버진 호텔 극장에서 열렸다. 조성빈은 헤수스 피네도(27·페루)와 페더급(-66㎏) 1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전날까지 조성빈은 체중을 순조롭게 줄여 계체를 통과했다. 피네도 역시 몸무게를 약속대로 맞췄다. PFL은 감량에 성공한 두 선수 사진을 공개하며 경기 성사를 선언했다.
그러나 몇 시간 후 2023시즌 개막전 D-1 행사장에서 피네도와 얼굴을 마주 보며 포즈를 취한 것은 PFL이 페더급 예비 선수로 대기시켜놓은 가브리에우 아우베스 브라가(25·브라질)였다.
PFL은 “네바다주 체육위원회가 의학적인 문제를 이유로 조성빈 출전을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국 종합격투기 데뷔전에서 당한 부상으로부터 시작된 스노우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진 결과다.
조성빈은 뉴저지주 애틀랜틱시티의 오션 카지노 리조트에서 진행된 2021 PFL 개막대회를 만장일치 판정으로 졌다. 한차례 다운을 뺏으며 찾아온 승리의 기회를 확실히 움켜쥐지 못한 아쉬운 패배였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2023 PFL 개막전을 이틀 앞둔 현지 시간 3월 30일 목요일 조성빈에게 뇌 MRI 재촬영을 요구했다. 2년 전 경기에서 머리를 다쳤다는 기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조성빈은 3월 31일 금요일 계체 통과 후 곧장 라스베이거스 병원으로 이동해 현재 뇌 상태가 종합격투기 경기를 소화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는 2021년 머리 부상과 비교해야 완치를 판단할 수 있다며 당시 의료기관 진단 자료를 원했다.
PFL은 뉴저지주 병원에 협조를 구했지만, 조성빈이 애틀랜틱시티 거주자도 아닌 데다가 2년 전이 처음이자 마지막 진료인 외국인 환자 기록을 찾기엔 금요일 남은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
네바다주 체육위원회가 참가를 승인하지 않은 것에 선수 잘못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계체를 통과하는 등 경기 직전 단계까지는 정상적이었다. 조성빈은 “개막전 결장에도 PFL은 보상금을 주며 다음 대회 준비를 부탁했다”고 밝혔다.
2023 PFL 페더급 2라운드는 6월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오버타임 엘리트 아레나에서 열린다. 합산 성적 4위 안에 들면 우승상금 100만 달러(약 13억 원)가 걸린 포스트시즌 참가 자격을 얻는다.
PFL은 2012~2017년 ‘월드 시리즈 오브 파이팅(WSOF)’ 시절부터 UFC 다음가는 미국 단체 중 하나로 여겨진다. ‘리그+플레이오프’로 챔피언을 가리는 메이저 스포츠 방식으로 종합격투기 대회를 운영한다.
조성빈은 ▲2014년 에이토이스 챌린지 파이트 ▲2015년 워도그 케이지 파이팅 ▲2023년 2월 글래디에이터까지 일본 종합격투기 3개 단체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2018년 한국 TFC 잠정 챔피언, 2019년 UFC 데뷔 등 경력 역시 페더급이다.
황효이 온라인기자 hoyfu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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