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2021년 충북교육청 냉난방기 부정납품 확인해놓고…업체 봐주기 의혹

이성기 기자 2023. 4. 5.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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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기업이 대리점을 통해 충북지역 학교에 납품한 냉난방기 약 100대가 조달청에 등록되지 않은 에너지효율 저등급 제품으로 확인됐다.

충북교육청은 이 같은 부정 제품 납품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수사의뢰나 부정당업체 제약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아 봐주기 의혹을 사고 있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는 A사 대리점이 설치한 냉난방기 35대의 실외기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 아닌 4등급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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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품된 100여대 조달청 등록되지 않은 에너지효율 저등급
공무원들 부정 적발했으면서도 수사의뢰나 제재조처 안해
충북교육청 전경 / 뉴스1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국내 대기업이 대리점을 통해 충북지역 학교에 납품한 냉난방기 약 100대가 조달청에 등록되지 않은 에너지효율 저등급 제품으로 확인됐다.

충북교육청은 이 같은 부정 제품 납품 사실을 확인했으면서도 수사의뢰나 부정당업체 제약 등의 조처를 하지 않아 봐주기 의혹을 사고 있다.

5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전임 교육감 시절인 2018~2021년 조달청 입찰을 거쳐 A사로부터 에너지효율 1등급 냉난방기 수백 대를 청주·보은지역 초·중학교 등에 납품 받았다. 실제 냉난방기 설치는 청주에 있는 A사의 한 대리점이 맡아 진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애초 계약한 에너지효율등급 1등급 제품이 아닌 3~4등급 제품이 납품된 것으로 드러났다. 1등급 제품의 도매가는 297만원, 저등급 제품은 155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계약한 제품이 중간에서 바꿔치기 됐지만, 교육지원청 업무 담당 공무원들이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청주의 한 초등학교는 A사 대리점이 설치한 냉난방기 35대의 실외기가 에너지효율 1등급 제품이 아닌 4등급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A사는 뒤늦게 4등급 제품을 철거하고 1등급 제품으로 교체했다.

부정 제품 납품 사실은 2021년 국민신문고 공익제보를 통해 감사에 나선 충북교육청 감사관이 확인했다.

당시 사급 제품이 설치된 청주와 보은지역 학교 10곳을 전수조사 했고, 대리점이 보은·청주교육지원 등 학교·기관의 냉난방기 64대를 3등급 저가 제품으로 설치한 사실을 적발했다.

감사관은 관리 감독 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시설직 공무원 5~6명을 '주의' 처분하는데 그쳤다.

그러면서도 A사나 대리점에 대해서는 수사의뢰나 부정당업체 제약 등의 후속 조처를 하지 않았다.

특히 A사의 대리점은 충북교육청의 감사 중에도 청주의 한 초등학교에 냉난방기 35대를 저가 사급 제품으로 또 설치했다가 적발됐다.

충북교육청이 봐주기 의혹을 더욱 짙게 하는 이유다.

당시 64대의 부정 제품 설치 사실을 확인한 전수조사도 A사가 직접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부정납품 대수가 축소됐을 것이란 의혹까지 받고 있다.

의혹이 일자 충북교육청은 지난 3월 중순 이 사안을 인지해 감사·계약업무 유경험자 등 8명으로 특별조사반을 구성해 사안 조사에 착수했다.

특별조사반에서는 최근 5년간(2018.1~2023.3) 냉난방기 구입 건에 대해 계약물품의 납품 현황을 도내 기관(학교)을 대상으로 오는 14일까지 전수조사 하는 등 사실관계 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전수조사 자료 취합과 확인(냉난방 실내기와 실외기의 제품번호 일치 여부) 후 현장조사와 관련자 문답 등 면밀한 조사를 진행해 계약물품의 정상 납품과 검수의 적정성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민신문고 공익제보에 의해 진행한 2021년 충북교육청 자체 사안감사 결과에 관한 부실감사 의혹에 대해서도 당시 사안감사 내용 전반을 확인 중이다.

조사 결과에 따라 추가 조사 여부와 조치방안 등을 결정할 계획이며, 위법·부당한 사안은 관계 법령에 따라 엄중 조치할 계획이다.

sk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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