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반도체만 문제가 아니다”…조선도 中 의존도 우려
대만 위기 등 지정학 불안정성…해운업에 위협
서방 국가, 조선 인프라·인력 부족 시달려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중국의 반도체와 배터리 산업 주도권에 대한 미국의 견제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해운업은 물론 해군 전력과 직접 연관이 있는 조선업도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은 조선소는 물론 조선업 인력조차 없어 탈중국화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포린폴리시(FP)는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예를 들며 서방 해운업계가 중국 조선산업에 대한 의존 문제를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스위스 MSC와 함께 글로벌 해운업계에서 선복량 1,2위를 다투는 해운사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 비스케인은 지난2월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를 충족하는 3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규모의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일본 렙타 쉬핑으로부터 용선했다. 이 컨테이너 선은 중국의 장쑤 신양쯔조선에서 건조됐다.
FP는 “머스크는 여전히 중국 내에서 건조되고 있는 몇 척의 선박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면서 “해운업계는 중국과 서방 국가 간 관계가 빠르게 나빠지고 있는 시기에 중국 조선소에 지나치게 의존 하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산업정보기술부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여전히 주도권을 쥐고 있다. 지난해 중국 조선사들은 전세계 건조량의 47.3%를 차지했다. 신규 발주의 경우는 55.2%, 수주 잔고 기준으로는 49%의 선박을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양쯔강 삼각주, 발해만, 주강 삼각주 일대에 주요 조선 클러스터를 확보하고 있다. 차오보 중국조선산업협회 연구원은 “중국 조선산업은 회복 주기에 진입했고 꾸준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지난해에는 전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55척을 수주해 전세계 발주량의 3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유엔무역개발회의에 따르면 2010년대 이후 중국과 한국, 일본 등 동아시아 국가들은 세계 민간 선박의 94%를 건조하고 있다. 반면 유럽연합(EU)이 조선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에 불과하다. 영국 조선소에서만 전세계 선박의 60%를 소화했던 190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극명한 대조다.
FP는 “그동안 중국 조선소는 선박을 합리적 가격에 잘 건조 또는 수리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면서 “대만에 대한 전쟁 가능성이 증가하면서 그러한 갈등이 중국 내 조선업을 방해할 수 있고 이 경우 해운산업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의존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서방의 대응방안은 마땅치 않다. 코르막 맥개리 콘트롤리스크 해양 애널리스트는 “유럽 조선업은 수년 전에 거의 붕괴 단계에 접어 들었기 때문에 부활할 가능성이 있는지 불확실하다”면서 “독일에는 여전히 조선소가 남아있지만 중국의 건조 역량에는 미치지 못 한다”고 전했다. 미국 내 조선소 역시 대부분 신규 건조가 아니라 수리만 가능하다. 중국으로 향하던 건조량 중 일부라도 서방 국가로 돌리려면 일단 조선소부터 지어야할 판이다.
조선소를 새로 짓더라도 여기서 일할 인력을 구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선박 건조를 담당했던 숙련 노동자들이 모두 은퇴해버렸기 때문이다. 맥개리 애널리스트는 “조선 산업은 블루칼라에 크게 의존하는 산업”이라며 “아일랜드 코크 항구에는 조선 인프라가 남아있지만 여기서 배를 조립할 수천명의 사람을 찾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의 압도적인 선박 건조 역량은 미국에 대한 중국 해군력의 우위로 이어지고 있다. 미 국방부의 2022년 중국 군사력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은 340척의 해군 함정을 보유해 280척을 보유한 미 해군을 압도했다.
카를로스 델 토로 미 해군 장관은 “중국은 13개의 해군 조선소를 보유하고 있고 이중 하나는 미 해군의 7개 조선소 전체 보다 건조 용량이 크다”며 “태평양 지역의 권력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인정했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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