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버스' 끌어안은 김동연 "부끄럽고 죄송…가족 잃은 슬픔 이해"

5일 10·29 진실버스 경기도 수원 방문
유족들 끌어안으며 눈물 흘리기도
진실버스 만남 허락된 유일한 정치인
공직자의 한 사람 "부끄럽고 죄송"
"소중한 가족 잃었던 사람으로서…"

5일 이태원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10·29 진실버스'가 전국 순회 마지막 날 경기도 수원시를 찾은 가운데, 현장에 온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유가족들을 끌어안았다. 박창주 기자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10·29 진실버스'가 전국 순회 마지막 날 경기도 수원시를 찾은 가운데, 방문 현장에 온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유가족들을 끌어안았다.

5일 김 지사는 이날 수원특례시청 맞은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린 수원수요문화제와 연계된 10·29 진실버스 관련 행사에 참석해 유족들을 만나 "진실 규명에 힘을 보태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행사 도중 도착한 김 지사는 자신에 대한 내빈 소개 등을 권하는 주최 측 제안을 거부, 모든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뒤 유족들과 대면하며 차례로 손을 맞잡았다.

김 지사는 유족의 손을 잡은 채 "공직자로서 너무 답답하고 안타깝다"며 "경기도민도 마흔 분이 희생됐다. 진상 규명하는 데 같이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한 유족은 "공직자들이 모두 그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고,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부모로서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궁금하지 않겠는가"라며 "(김 지사가) 전에도 몇 번 위로해준 것 알고 있다. 사모(김 지사 배우자)도 우리와 함께 많이 울었다. 감사하다"고 답했다.

애초 10·29 진실버스는 순회 중 정치인과의 면담을 하지 않기로 했지만, 김 지사의 방문은 사전 동의를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희생자 나이를 묻는 김 지사 물음에 또 다른 한 유족이 크게 울먹이자 김 지사도 눈물을 닦으며 한참 아무런 말 없이 안아주기도 했다. 그러고는 "미안하다"며 "경기도가, 우리 모두가 더 잘 하겠다"고 위로했다.

한 이태원 참사 유족이 김 지사와 악수를 하고 있는 모습. 이날 유족들은 김 지사가 이전부터 여러 번 유족들에게 사과를 해온 사연 등을 얘기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박창주 기자

유족들과의 인사를 마친 김 지사는 방문 취지 등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경기도에도 10·29 참사에서 40명이 희생 당했고 11명이 다쳤다. 그 중 1명은 아직도 의식이 없는 상태"라며 "공직자의 한 사람으로서 우러나오는 위로를 전하기 위해 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린 자녀들을 보낸 부모 심정이 어떻겠느냐.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하지 못한다"며 "사랑하는 가족을 잃었던 아픔을 겪은 사람으로서 유족들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고 싶다. 오늘 비가 오는데, 유족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아 더욱 가슴 아프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지난 2013년 급성 백혈병으로 장남을 떠나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5일 수원특례시청 맞은편에 도착한 진실버스 모습. 박창주 기자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를 겨냥하기도 했다. "경기도는 참사 당일 밤과 새벽에 경기도 소방대원들이 이태원에 가도록 했고, 아침에는 (도지사로서)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진심어린 사과도 한 바 있다"며 "지금 정부나 관계 당국에서는 제대로 된 사과와 진상 규명, 책임을 지는 조치를 하지 않아 몹시 안타깝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진상 규명, 책임자 처벌이 피해자 또는 희생자 가족들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첫 걸음"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후속 조치를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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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박창주 기자 pcj@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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