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점포 늘리고 다자녀 우대...달아오른 은행 '상생 경쟁'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하나은행, 우리은행, KB국민은행, 신한은행 본점 외관/사진제공=각 사

은행권이 대출금리 인하를 잇달아 발표한데 이어 다자녀를 우대하고 상생금융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상생금융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누는 금융소외계층 전담 상품·서비스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상생금융부'를 조직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30일 영등포 효심 영업점 개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상생금융부 신설이) 조직개편의 가장 포인트였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지주도 금융의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상생금융기획실'을 신설했다. 신한금융 측은 "상생금융기획실은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상생금융 정책을 수립하고 지속가능한 상생노력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ESG 경영부서를 중심으로 그룹 차원에서 상생금융업무를 추진해나가고 있다.

주요 은행이 추진하는 상생금융 방안도 다양하다. 지난 4일 하나은행은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해 '다자녀 우대 상생금융'을 발표했다. 2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는(양육 예정인) 부모를 위해 최고 연 8.0% 금리를 제공하는 '하나 아이키움 적금'을 출시하고, 주거 관련 대출 금리도 내릴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그동안 저출산, 고령화 등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이번 상생금융 방안도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은 같은 날 취약계층 여성 차주 지원을 위해 '성평등 사회적 채권'을 발행했다고 밝혔다. 신한금융그룹은 기존에 강조해온 성평등 어젠다를 상생금융에 접목하고 있다. 지난 3월 여성리더 육성 프로그램인 '신한 쉬어로즈' 6기를 선발했으며 지난해 5기까지 총 220명의 여성리더를 육성했다.

우리은행은 고령층 특화점포인 '영등포 효심(孝心) 영업점'을 지난달 30일 개소했다. 큰 글씨와 쉬운 용어로 쓰인 ATM기를 두고, 객장에는 낮은 카운터를 설치했다. 고령층의 성향을 고려해 원금보장형 상품을 주로 제공한다. 지난달 취임한 임 회장은 고객의 금융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여 전 국민이 체감하는 상생금융을 강조해왔다.

KB국민은행은 최근 2금융권 대출을 국민은행 대출로 전환하는 'KB국민희망대출'을 발표해 관심을 받고 있다. 2금융권 신용대출을 보유한 근로소득자는 대출 신청 조건에 해당하면 연 10% 미만에 최대 1억원까지 대환 대출을 받을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익을 낸 부분에 대해서 사회에 환원하고 고객과 함께 성장해야 은행도 존재한다"며 "은행권이 이같은 경쟁을 지속한다면 더 많은 이익이 고객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오상헌 기자 bborirang@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