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은지점 규제 풀어 기업대출 경쟁 촉진···보험 비교·추천 플랫폼 이르면 올해 출시

유희곤 기자 2023. 4. 5.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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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금융위원장(가운데)이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 위원장,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금융위원회 제공

금융당국이 외국은행 국내 지점(외은지점)을 대상으로 한 규제를 7년 만에 완화해 국내 은행과 외은지점간 기업대출 경쟁을 촉진하기로 했다. 여러 보험사 상품을 한눈에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은 이르면 올 연말쯤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는 5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외은지점에 대한 원화예대율 규제 개선방안,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설명의무 합리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원화예대율 규제는 원화대출금이 2조원 이상인 일반은행을 대상으로 2010년 8월에 도입됐다. 국내 은행 및 외은지점은 원화예수금 대비 원화대출금 비율인 원화예대율을 100%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은행이 예금자가 맡긴 돈으로 과다한 대출을 했다가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원화예수금(분모)에는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양도성예금증서 등이 포함되고 원화대출금(분자)에는 가계와 기업 대출(정책자금대출 제외)이 해당한다.

금융당국은 원화예대율 규제 적용 대상을 원화대출금 4조원 이상 은행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전체 은행권의 자산 규모가 규제를 처음 도입했을 때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점과 외은지점의 건의사항을 고려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외은지점 35곳 중 원화예대율 규제의 적용을 받는 곳은 7곳에서 2곳으로 줄어든다. HSBC, MUFG 등이 규제 대상에서 빠진다.

외은지점의 원화예수금 인정 범위도 확대된다. 외은지점은 국내 은행과 비교해 예금 고객이 적어 본점에서 돈을 차입하는 경우가 많다. 2016년 6월부터 장기차입금 일부가 원화예수금으로 인정받았는데 앞으로는 장기차입금 전체와 장기차입금의 최대 50%에 해당하는 단기차입금이 원화예수금을 인정받는다. 금융위는 외은지점의 본점차입금은 시장에서 수신(예금)하는 자금이 아니고 또 다른 원화예수금 종류인 예·적금도 단기와 장기를 구분하지 않고 있어서 규제를 개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원화예대율 규제 완화로 외은지점의 기업대출 공급여력이 약 12조2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외은지점 35곳의 지난해 말 기업대출은 35조7000억원, 가계대출은 1205억원이었다.

외은지점이 기업대출을 늘리면 전체 은행권의 대출금리가 하락할 유인이 커지고 기업으로서도 자금 조달선을 다양화할 수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환 공급량도 확대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올 2분기에 이런 내용으로 은행업감독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 플랫폼은 올 연말이나 내년 초쯤 출시될 예정이다. 금융위는 플랫폼 취급 보험 상품에 자동차보험과 실손보험 등을 포함하기로 하고 이번 달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신청 절차를 시작하기로 했다. 세부내용은 오는 6일 발표한다.

금융위는 소비자가 금융상품과 계약 내용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카드, 자동차보험 등 대표 상품을 대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설명서 모범사례를 만들기로 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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