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 “유재석, ‘유퀴즈’ 후 전화번호도 안 줘” 여전히 어색한 사이(종합)[EN:인터뷰]
[뉴스엔 배효주 기자]
드라마 '일타스캔들'로 로맨틱 코미디 원조임을 증명한 전도연. 여운이 가실 새도 없이 킬러로 분해 격한 액션을 소화한 전도연은 "흥행 작두 탄 거 아니냐"는 말에 "작두는 원래부터 타 왔다"며 남다른 '클래스'를 자부했다.
3월 31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영화 '길복순'(감독 변성현)은 청부살인업계의 전설적인 킬러 길복순이 회사와 재계약 직전, 죽거나 또는 죽이거나, 피할 수 없는 대결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액션 영화다.
전도연은 성공률 100%, 최고의 킬러이자 사춘기 딸을 키우는 싱글맘 '길복순'으로 분했다. 김시아는 '길복순'의 딸 '길재영'으로, 설경구는 '길복순'을 최고의 킬러로 길러낸 스승이자, 살인청부업계를 평정한 MK ENT.의 대표 '차민규'를 맡았다.
'길복순'을 통해 처음으로 넷플릭스 영화를 경험한 전도연은 4월 5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취재진을 만나 "극장 개봉하면 스코어를 신경쓰게 되는데, 넷플릭스도 순위를 체크해야 되더라"며 "넷플릭스에서 '길복순'을 믿어준 만큼 기대에 부응하는 순위를 기록해서 기쁘다"고 말문을 열었다. '길복순'은 공개 후 넷플릭스 비영어 영화 부문 시청 1위를 기록했다.
변성현 감독은 처음부터 전도연을 염두에 두고 '길복순' 시나리오를 썼다고 밝힌 바 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서 "감독님께 복순 캐릭터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좀 이상하다고. 그랬더니 감독님이 '선배님이 그렇게 하세요' 라더라"고 웃으며 말한 전도연은 "항상 젊은 감독님과 함께 작업하고 싶었다. 제 팬이라면서 꼭 같이 작업 하자고들 하는데, 그걸 실현시킨 것은 변성현 감독님이 처음이었다"며 "감독님의 전작인 '불한당'이나 '킹메이커'를 재밌게 보기도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변성현 감독이 얼굴 각도까지 꼼꼼하게 디렉션하는 바람에 "처음엔 엄청 답답했다"고 토로한 전도연은 "첫 촬영을 하고나서는 '이렇게까지 배우 감정이 존중 받지 못하고, 날 가둬놔야 하나?' 하면서 감독님과 싸우기도 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하지만 변성현 감독을 자주 집으로 초대해, 중학생 딸과 보드게임도 함께 하는 막역한 사이가 됐다고도.
'길복순'은 제73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스페셜 부문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이목을 모았다. 이번 계기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처음 가봤다는 전도연은 "칸보다는 더 캐주얼한 분위기라고 들어서 레드카펫에서 드레스 대신 수트를 입었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이슈가 됐다. '길복순' 캐릭터와도 잘 맞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베를린에서의 시사회를 통해 '길복순'을 보고 난 후 이미지 변신에 놀라는 사람들의 반응에 쾌감을 느꼈다는 그는 "'밀양' 같은 사실적인 이야기를 다룬 영화에서 연기하다가, '길복순'에서의 저를 보고 '이런 모습도 있네?' 하는 반응이 뿌듯했다"며 "앞으로 더 많은 것들을 보여드리겠다고 이야기 했다. 그게 실현될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라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고 웃었다.
'길복순'에서 처음으로 격한 액션을 소화한 것에 대해 "연습은 했지만, 저는 숙련된 액션배우가 아니다. 위험하지 않고, 다치지 않는 한도에서 다른 액션배우들과 양보하며 호흡했다"고 말했다. "잔뜩 성난 등근육이 아직 남아있나"는 질문에 전도연은 "안 남아있다"고 답하며 "식단 조절이란 것도 처음 해봤다. 근육을 만들기 위해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고, 술도 안 마셨다. 건강해지는 느낌은 받았지만 생각보다 근육이 빨리 생기지 않았고, 개인적으로 만족스럽진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은 제게 크게 기대를 안 하셨던 모양인지 현장에서 보고 만족스러워하셨다"고 전했다.
설경구와는 영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2001)와 '생일'(2019) 이후 무려 세 번째 호흡이다. 극중 두 사람의 차진 케미스트리에, 로맨스 스핀오프를 기대하는 팬들도 있다는 반응을 전해들은 전도연은 "안 할 걸요?"라며 "여운으로 남겨두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시나리오를 봤을 때는 '차민규'와의 로맨스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다. 설경구 씨가 연기로 로맨스를 만들어낸 거 같다. 시사회 때 보고서는 '이들에게 이런 사랑이 있었네' 싶어 눈물도 났다"고 말했다.
영화 '너는 내 운명'(2005)에서 호흡을 맞췄던 황정민과 재회하는 모습이 반가움을 자아내기도 한다. 전도연은 "일본어와 액션을 함께 해야 하는 캐릭터여서 선뜻 출연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아마 대본을 안 보고 출연을 결정하신 거 같다"면서 "너무 오랜만에 한 화면에서 보는 거라 저 역시도 신기하게 느껴졌다"고 전했다.
한편, 최근 tvN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대학 동기'인 유재석과 재회하기도 했다. 앞서 유재석은 다수의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전도연과 서울예대 방송연예과 91학번 동기 사이라며 친분을 밝혀왔다.
그러나 막상 방송에서는 재회한 두 사람이 서로 어색해하는 모습이 담겼다. 방송이 끝난 현재까지도 유재석과 거리감이 있냐는 말에 전도연은 "'유퀴즈' 녹화하는 내내 전 너무나 신기했다"면서, "그렇게 저를 절실하게 친구라고 해놓고서는 전화번호를 줄 줄 알았는데, 그러지도 않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제가 먼저 달라고 하긴 좀 뭐했다"고 말한 전도연. "혹시 유재석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던 거 아니냐"는 말에는 "분위기가 그렇지 않았다"면서 "유재석 씨가 먼저 달라고 해야 했어요!"라 강조해 폭소를 자아냈다.
'유재석과 거리를 뒀다'는 반응에 대해 전도연은 "시간이 한참 지나고 만나니 어색할 수도 있지 않나"라면서 "유재석 씨는 학교 다닐 때 친하지 않았던 친구다. 그 친하지 않은 친구와 오랜 시간이 지나 만나 어색한 거, 그것 뿐"이라고 웃으며 해명했다.(사진=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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