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 속 치러지는 재·보궐선거 투표…전국 투표소 '차분'(종합)
한산한 분위기 속 투표소마다 발걸음 이어져
(전주=뉴스1) 김재수 이현동 조민주 최창호 김혜지 이지선 기자 = 2023년 상반기 재·보궐선거 투표일인 5일 전국 투표소에 유권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봄비와 함께 강한 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 탓에 투표소 대부분이 비교적 한산한 풍경을 보이고 있다.
이번 재보선 지역은 총 9곳이다. 우선 재선거는 국회의원 1곳(전북 전주시을)을 비롯해 기초의원 2곳(전북 군산시나·경북 포항시나)까지 모두 3곳이다.
보궐선거의 경우 기초단체장 1곳(경남 창녕군), 교육감 1곳(울산), 광역의원 2곳(경북 구미시제4, 경남 창녕군제1), 기초의원 2곳(울산 남구나, 충북 청주시나) 등 6곳이다.
이날 유권자들은 봄비가 내리는 아침 일찍부터 각 지역 투표소로 향했다.
기초의원 재선거가 치러지는 경북 포항시 나선거구(기계·산광·송라·청하·죽장)는 시의원이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곳으로, 국민의힘 김상백 후보와 무소속 이상도 후보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80대 유권자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표를 줄 것이고 표를 주고 난 후에 잘한다 못한다 말을 해야지 표를 주기도 전에 좋은 사람이다 나쁜 사람이다'고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말했다.
투표를 마친 70대 유권자는 "내가 선택한 사람이 좋지 않은 일로 그만두게 됐는데, 이번에 뽑힌 사람은 청렴하게 일했으면 한다"고 했다.
울산에선 교육감과 남구의회 의원을 뽑는 투표가 오전 6시부터 지역 280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하지만 투표소 대부분 궂은 날씨에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전 9시께 중구 우정동행정복지센터에 마련된 우정동 제1투표소에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드문드문 이어졌다. 평일 오전 시간대인만큼 중장년층 유권자의 비율이 높았다. 빗속에 투표장을 찾아온 시민들은 새로운 교육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회사원 권모씨(38)는 "투표를 할 생각이 없었는데 동생의 부탁으로 투표소에 나왔다"며 "어린 조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 같은 교육감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말했다.
권영빈씨(61)는 "집에서 쉬다가 투표는 해야 할 것 같아서 나왔는데 투표하는 사람이 너무 없는 것 같다"며 "자녀들은 다 컸지만 울산 지역사회가 청렴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경남 창녕에서도 새 군수를 뽑는 재보궐선거 본투표가 지역 14개 읍·면, 20개 투표소에서 진행되고있다.
이날 오전 10시께 창녕읍 제2투표소(창녕문화원 별관). 평일인데다 비까지 내려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 속에 간헐적으로 유권자들이 투표소를 찾았다. 대부분 50~60대 유권자였다. 한 선거사무원은 "어르신들이 문화원에 오실 땐 주로 버스를 이용하시는데, 버스 도착시간이 되면 몰려서 들어오시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투표소를 잘못 찾아 발걸음을 돌리는 군민도 많았다. 창녕읍에는 이곳을 포함해 총 4곳, 남지읍에는 3곳의 투표소가 마련돼 있는데 반드시 지정된 장소로 가야 투표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50대 군민이 "가까운 곳으로 가면 되는 줄 알았다"며 "비도 오는데 힘들게 여기까지 왔다. 그냥 투표하게 해달라. 본인확인만 되면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이상직 전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면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전북 전주을도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민주당이 공천을 포기하면서 이번 전주을 재선거에는 국민의힘 김경민, 진보당 강성희, 무소속 임정엽·김광종·안해욱·김호서(기호 순) 등 6명이 후보로 등록해 대결을 펼치고있다. 민주당 소속이던 임정엽·김호서 후보는 탈당 후 출마했다.
오전 7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풍남중학교에 마련된 삼천2동 제4투표소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등 선거 사무원들만 10여명만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이었다. 뒷짐을 진 일부 사무원들은 까치발을 하고 교문을 바라보기도 했다.
30여분이 지나자 노란 우비를 입은 노인이 지팡이를 천천히 짚어가며 투표소를 향해 걸어왔다. 대기줄 없이 투표를 마치고 나온 삼천동 주민 김모씨(73)는 "처음부터 민주당이 좋은 후보를 잘 냈으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 아니냐"며 "하기 싫은 투표라도 유권자의 목소리를 내야한다는 생각에 정말 어렵게 투표를 했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간대 전주시 완산구청에 마련된 효자2동 제3투표소를 찾은 임모씨(64)는 "싸움만 하는 거대 정당에 대한 회의가 커 투표를 하러 왔다"며 "제3의 새로운 정당이 나와서 지역을 살리는 일에만 집중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뽑았다"고 말했다.
주모씨(52)는 "출근 하기 전에 아내와 함께 들렀다"며 "행정 경험이 있는 후보를 선택했다. 깨끗한 정치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소망했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직장인들의 투표 참여도 눈에 띄었다. 군산시의원 재선거가 치러지게 된 전북 군산시 나선거구(해신·삼학·신풍·소룡·미성동). 투표가 시작된 16개 선거구에서는 오후 1시 현재 별다른 차질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제2투표소(삼학동)가 마련된 군산시청소년상담복지센터(1층)를 찾은 회사원 이모씨(42)는 "휴일이 아니어서 부득이하게 점심시간을 이용해 투표에 참여하게 됐다"며 "많은 사람들이 투표해 참여해서 지역을 위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을 뽑았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이날 일반 투표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진행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유권자는 일반 유권자 투표시간 이후인 오후 8시30분부터 오후 9시30분까지 투표한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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