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엘리야 "큰 슬픔 겪은 뒤 '미끼' 만나…원동력 된 작품"(종합) [N인터뷰]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배우 이엘리야가 큰 슬픔을 겪은 뒤 '미끼'를 만났다며, 이 작품이 앞으로 나아갈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팔판길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드라마 '미끼'(극본 김진욱/연출 김홍선) 출연 배우 이엘리야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엘리야는 작품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미끼'는 유사 이래 최대 사기 사건의 범인 노상천(허성태 분)이 사망한 지 8년 후, 그가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되면서 이를 둘러싼 비밀을 추적하는 범죄 스릴러 드라마로 촘촘한 이야기 전개로 호평을 받았다. 이엘리야는 '미끼'에서 '노상천 사기 사건 피해자 모임' 소속이자 기자인 천나연 역을 맡았다. 천나연은 어린 시절 노상천의 사기극으로 모든 것을 잃게된 뒤, 나락에 떨어뜨린 이들에게 복수할 때를 기다리다 형사 구도한(장근석 분)을 만나 협조하는 인물이다.
이엘리야는 '미끼'의 대본을 보자마자 마음이 끌렸다고. 그는 "이 대본을 1~3부까지 보고 너무 몰입이 돼서 그냥 울었다"라며 "그래서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정적인 에너지를 단단히 준비해야겠다 싶었다"라고 했다. 특히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이엘리야는 "극 중 나연이는 피해자를 대변하는 인물로, 부모님과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반복하지 않으려 기자가 된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포지션"이라며 "그들이 겪었던 아픔의 크기는 다를 수 있지만 경험은 비슷하다, 나연이는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고 자신이 더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을 해 그런 인물이 완성됐다"라고 말했다.
'미끼'는 특정 사건을 모티브로 하진 않지만, 실제로 일어난 여러 사건을 작품에 녹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부분 때문에 연기할 때 고민이 없었는지에 대해 그는 "사기 사건이 지금 이 시간에도 일어나지만, 흔한 사건이라 이슈가 안 된다, 하지만 피해자 입장에서는 그냥 흔한 사건이 아니다"라며 "요즘 이슈되는 '학폭'처럼 사기 사건도 피해자의 시선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분들이 보기에 불편하지 않은 선은 어딜까'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다"라고 섬세한 연기를 위한 노력을 전했다.
그에게도 '미끼'는 새로운 도전이었다. 이엘리야는 "좋은 기회가 와서 그 배에 타게 됐고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지난해에 우리집이 슬픈 일을 겪었는데 그래서 나연이의 상황과 감정이 내게 더 크게 다가왔다, 어떻게 보면 준비가 됐던 건데 '미끼'가 그 에너지를 끌어준 작품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연이를 연기하면서 그 인물의 무게, 삶의 무게가 느껴져 마음이 무거웠다"라며 "아무 것도 안 하는데도 살이 빠지더라, 근석 오빠가 볼 때마다 얼굴이 야위었다고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엘리야는 극 중 고등학생 연기 역시 직접 소화해 주목 받았다. 그는 "사실 감독님이 고등학생 역의 배우를 따로 준비했다고 하셨는데, 개인적으로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이끌어가고 싶어 나연이의 서사를 내가 다 하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다"라며 "'프듀'처럼 교복을 입고 테스트를 받았는데, 내가 연기를 디테일하게 하고 싶어도 외적인 게 합격을 못하면 연기를 할 수 없구나 싶더라"라고 말한 뒤 웃었다. 이어 "고등학생 때가 꾸밈이 없어도 가장 빛나는 시기 아닌가, 그거에 대한 노력을 하려 했는데 안타깝게 잘 봐주신 것 같다"라고 했다.
또한 그는 작품을 위해 운전면허도 딴 뒤 직접 운전을 해냈다. 4일 만에 필기부터 연수, 시험까지 해냈다고. 이엘리야는 "초보운전이었는데 내가 운전을 하니 주변에서 힘들어하더라, 장근석 선배가 가장 떨려 했다"라며 웃었다. 이를 통해 운전에 재미를 붙인 그는 곧 새 차를 만나 '오너 드라이버'로 거듭난다.
장근석과 호흡은 어땠을까. 이엘리야는 "'황진이'를 너무 재밌게 봐서 내겐 그 이미지가 있었다"라며 "실제로 만나뵀는데 너무 잘 챙겨주시고 유쾌하시다, 선배님은 물론 팬분들도 잘 챙겨주셔서 '진짜 잘 사셨구나, 프로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할 때도 선배님은 구도한으로 존재를 해서 나 역시 나연이로 온전히 몰입할 수 있게 해주셨다"라며 "온-오프가 정말 완벽하셨다"라고 칭찬했다.
이엘리야는 비주얼보다 연기로 더 인정받고 싶다는 솔직한 마음도 전했다. 그는 "내가 '보좌관' 때부터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는데, '미끼' 나연이도 그랬다"라며 "거의 파운데이션만 바르거나 그거도 포기하는 경우도 있었고, 울릉도에 촬영을 갈 때도 스태프 없이 매니저와 둘이 갔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끼'는 세트에서 계속 안개를 뿌리는데 내가 알러지가 있어서 피부에도 (두드러기가) 올라오더라, 그래서 피부가 거칠게 보였는데 만족했다"라며 "노 메이크업으로 연기하니 주변에서는 멋있다고 칭찬해주시는데 과한 칭찬이다, 연기로만 칭찬을 받고 싶어서 다음에는 노메이크업이라는 사실조차 못 알아채게 연기를 잘하고 싶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예뻐보이겠다는 욕심을 버린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나는 운 좋게 예쁜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있었던 거지, 예뻐보이겠다는 욕심은 안 냈다, 실제로는 메이크업도 안 하고 구두도 안 신는 편"이라며 "'보좌관' 때부터는 연기 외에 아무 것도 신경 안 쓰는 캐릭터를 해서 배우로서 편하고 행복하다, 날개를 단 느낌이고 성취감과 행복함도 크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보좌관' 이후 캐릭터들의 성격이 달라진 점에 대해 "항상 마음 속에 갈망이 있었는데, 어떤 시기부터 그런 캐릭터들이 왔다"라며 "'미스 함무라비'를 해내니 다음 인물이 오고 자연스레 그런 기회들이 생겼다"라고 했다.
7일 공개되는 파트 2에 대해 이엘리야는 "연쇄살인사건으로 인해 노상천이라는 사기꾼이 수면 위로 떠올랐던 게 파트 1이었다면, 파트 2에서는 노상천뿐만 아니라 진실을 감추고자 하는 누군가와 쫓고자 하는 구도한 형사, 파헤치는 나연이가 입체적으로 보여져 더 재미있을 것"이라 예고했다.
한편 '미끼'는 지난 1~2월 파트1 6부작이 공개됐으며, 4월7일 파트2 6부작 공개를 앞두고 있다.
breeze5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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