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타고 5000㎞ 횡단한 코트디부아르 개구리

기사내용 요약
식료품점 구입 바나나서 발견, 임시보호 후 신고
코트디 토착 생물 '님바산 리드개구리'로 밝혀져

[서울=뉴시스] 영국 엡섬에 거주 중이던 할머니가 최근 바나나를 먹던 중 아프리카 토종 개구리를 발견했다. 개구리는 모종의 경로로 바나나에 달라붙어 5000㎞ 이상의 거리를 횡단한 것으로 추정됐다 (사진출처: 얀 지오비나조 페이스북 갈무리) 2023.04.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영국 남동부에 거주 중인 한 할머니가 구입한 바나나 속에서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출신 새끼 개구리가 튀어나왔다. 두 국가는 약 5000㎞ 떨어져 있다.

영국 데일리미러는 3일(현지시간) 영국 엡섬에 거주 중인 여성 얀 지오비나조(71)가 바나나를 먹던 중 '특별한 개구리'를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얀은 최근 매주 방문하던 식료품점에 들러 바나나 1.2파운드(약 2000원) 어치를 구입했다. 집으로 돌아온 얀은 바나나를 먹기 위해 곧장 싱크대로 향했다. 그런데, 바나나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던 얀의 눈에 '살아있는 무언가'가 포착됐다. 혹여나 식료품점에서 거미라도 딸려 들어온 것이 아닌가 걱정한 얀은 조심스럽게 침입자의 정체를 확인했다.

놀랍게도, 생물의 정체는 '노란색 새끼 개구리'였다. 개구리는 어째서인지 정신을 차리지 못한 채 혼절해 있었다. 당장 인터넷에 개구리를 검색해본 얀은 개구리의 정체가 아프리카 토종 개구리인 '리드개구리'라고 추측했다.

얀은 개구리에게 '리드'라는 이름을 붙여준 후 정신을 차릴 수 있도록 플라스틱 상자에 넣은 채 실내용 라디에이터 위에 올려놨다. 그리고 영국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연락해 도움을 구했다.

리드는 밤새도록 라디에이터 위에서 몸을 추스른 후 정신을 차렸다. 얀의 제보를 받고 집을 방문한 RSPCA 소속 루이스 호턴은 리드의 정체가 아프리카 코트디부아르 토착 동물인 '님바산 리드개구리'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호턴은 "발견된 개구리는 동전보다 작았다. 얀이 개구리를 잘 돌봐준 덕분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호턴은 리드가 모종의 경로로 서식지 근처에서 재배되던 바나나에 달라붙은 후, 코트디부아르에서 영국까지 먼 길을 횡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법상 외래종을 국내로 반입하는 것은 불법이기에, 현재 리드는 얀의 집에서 회수돼 고향인 코트디부아르로 돌려보내기 전까지 일시 격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리드는 엄청나게 귀여웠지만, 발견 이후 바나나를 먹고 싶다는 생각은 싹 사라졌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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