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비교플랫폼 연말 출시…외은지점 기업대출 여력 12조원 확대
김주현 금융위원장 "SVB사태에도 금융안정·규제혁신 조화롭게 추진"
(서울=뉴스1) 신병남 기자 = 소비자가 자신에게 적합한 보험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비교‧추천플랫폼이 이르면 연말쯤 출시된다. 은행권 기업대출 경쟁이 촉진되도록 외국은행의 국내지점(외은지점) 대출 여력이 기존 대비 12조원가량 늘어나는 등 금융당국이 시장경쟁 촉진을 위한 규제혁신에 나섰다.
금융위원회는 5일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이 같은 규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의에는 금융규제혁신회의 민간위원 10명,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은행연합회을 비롯한 금융협회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의 논의 안건은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 세부방안 △외국은행 국내지점에 대한 원화예대율 규제 개선방안 △금융소비자보호를 위한 설명의무 합리화 방안 등 3건이다.
먼저 지난 2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서 발표된 플랫폼의 보험상품 취급 시범운영방안이 구체화됐다. 그간 금융당국은 온라인 플랫폼사, 보험업계, 보험대리점, 소비자단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는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고, 릴레이 간담회를 진행하는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쳤다.
업무범위, 취급상품 등 구체적인 방안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며, 이르면 연말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새로운 형태의 금융서비스인 만큼 이해관계자 간의 갈등조정과 시스템 안정, 소비자보호 관련 민감한 이슈들이 많이 나올 수 있다"면서도 "수많은 논의를 통해 보험설계사 등 모집채널에 대한 영향과 불공정경쟁에 대한 우려는 최소화하면서 소비자보호에도 만전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향후 플랫폼이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을 비교‧추천할 수 있게 되면 보험부문에서도 경쟁 촉진을 통한 소비자 효용 증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8개 외은지점이 기업대출 확대 등을 위해 규제 개선을 건의함에 따라 이들의 원화예대율 적용대상 기준 완화된다. 그간 원화대출금이 2조원 이상(직전분기말 기준)인 외은지점은 원화예대율(원화예수금 대비 원화대출금 비율)을 100% 이하로 유지해야 했다. 앞으로는 이 기준이 4조원 이상으로 상향된다.
이에 따라 원화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던 7개 외은지점 중 5개(홍콩상하이은행, 엠유에프지 은행 등)는 적용이 면제된다.
나머지 2개는 원화예수금이 추가로 인정돼 추가적인 기업대출 공급 여력이 생긴다. 구체적으론 원화대출금이 1조5000억원 이상인 12개의 외은지점을 기준 원화예대율 규제상 최대 12조2000억원의 추가적 기업대출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추산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 외은지점의 기업대출 경쟁효과로 전체 은행권의 대출금리 상승 압력의 축소(또는 대출금리 하락 압력), 국내기업의 대출 차입선의 다변화, 외환 추가공급 등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설명의무 합리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금융상품 판매‧자문업자의 '설명의무'는 금융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기본적인 제도이나 내용이 어려워 되레 금융회사의 면책 수단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상품설명서'가 소비자의 실질적인 이해를 돕도록 관계기관 TF 운영 등을 통해 제도를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 특히 카드, 자동차보험 등 대다수의 소비자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설명서 모범사례를 만들어 금융권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게 금융당국의 복안이다.
김 위원장은 "실리콘밸리은행(SVB) 폐쇄와 UBS의 크레딧스위스(CS) 인수 등의 사태로 금융시장 안정의 중요성이 다시금 일깨워졌으나 규제혁신을 통한 미래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금융시장 안정과 금융규제 혁신은 상호 조화롭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fellsic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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