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레짝 ‘해리포터’ 경매서 ‘대박’... 책 한 권이 3천만원에 팔린 이유는?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r2ver@mk.co.kr) 2023. 4. 5.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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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책등이 손상되고 책장이 누렇게 바랜 해리포터 책 한 권이 경매시장에서 고가에 낙찰됐다. 보관상태는 좋지 않았지만 두 개의 오류가 존재하는 초판본이라 가치가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현지시각) 더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에 올라온 J.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첫 시리즈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양장본이 2만160파운드(약 33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책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 거주하는 두 자녀의 어머니 홀리 호가트가 26년 전 사촌에게 받은 선물이다.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책인 만큼 상태는 좋지 않았다. 책 커버가 벗겨지면서 책등이 떨어져 나갔고, 세월의 흐름을 정통으로 맞아 책장이 변색됐다. 또 군데군데 낙서도 있었다.

호가트는 “이 책이 경매에서 2만 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팔렸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누가 이런 책을 살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책은 많은 사랑을 받았다”며 “(기숙학교에 다니면서) 학교 친구들에게 이 책을 빌려줬는데 기숙사를 한참 떠돌다가 나에게 돌아온 책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상태였다”고 덧붙였다.

이 책이 이처럼 높은 가격에 팔린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이 책은 지난 1997년 출간된 초판 중에서도 양장본으로 인쇄된 500권 중 하나였다. 초판 500권 가운데 약 200권은 개인에게 판매됐고, 약 300권은 지역·학교 도서관 등에 보관돼 대부분 훼손이 심 것으로 알려졌다.

호가트는 여러 경매업체에 의뢰해 이 책이 초판 진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라이언&턴불사는 지난해 9월 이 책을 경매 카탈로그에 실어 광고했다. 결과적으로 지난 3월 경매가 열리면서 한 미국인이 이 책을 낙찰받게 됐다.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본 53페이지. 호그와트 입학 준비물 목록에 ‘1 wand’가 두 번 적혀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런던경매사 소더비에 따르면 초판본의 진위는 ‘10 9 8 7 6 5 4 3 2 1’이라는 일련번호와 특정 오·탈자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판본 53페이지에 마법학교 호그와트 준비물 목록에 ‘1 지팡이(1 wand)’ 가 두 번 적히고, 뒤표지에는 ‘철학자(Philosopher)’라는 단어에서 알파벳 한 글자가 빠진 채(Philospher)로 출판됐다. 또 저작권 표기도 조금 다르다. 작가 조앤 롤링의 이름이 이니셜 ‘J’ 대신 ‘Joanne’로 표기됐다.

소더비는 상태가 좋은 해리포터 초판본에는 5만 파운드(약 8000만원)가 넘는 금액을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해리포터 초판본 시리즈는 비싼 값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조앤 롤링의 서명이 추가된 초판본이 12만5000파운드(약 2억원)에 팔렸고, 지난 2021년에는 상태가 좋은 양장본이 8만파운드(약 1억3000만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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