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 외국계 은행에서 돈 빌리기 쉬워진다

노희준 2023. 4.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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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이 국내 외국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은행의 원화 예대율(대출금/예수금) 규제 완화가 추진돼 대출 여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원화 예대율 규제 개선으로 외은 지점들의 기업대출 공급여력이 12조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 원화 예대율 규제 합리화의 효과는 국내기업 대출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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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은 지점, 원화 예대율 규제완화
기업대출 여력 12조원 확대
금융위,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 개최
보험 상품 비교 추천 플랫폼 논의
금융상품 설명의무 제도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편

[이데일리 노희준 기자] 국내 기업이 국내 외국계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쉬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 있는 외국계 은행의 원화 예대율(대출금/예수금) 규제 완화가 추진돼 대출 여력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번 규제 개선으로 외은 지점의 기업대출 공급 여력이 12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5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에 참석한 김주현(가운데)금융위원장
금융당국은 제7차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열고 이 같은 외은 지점에 대한 원화 예대율 규제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4일 밝혔다. 우선 현재 외은 지점에 대해 원화 예대율 규제 적용 기준을 높였다. 규제 대상을 줄인 것이다.

현재는 원화 대출금이 2조원 이상인 외은 지점은 원화 예대율을 100%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앞으로는 원화 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외은 지점 규모를 원화 대출금 4조원 이상으로 변경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원화 예대율 규제가 적용되는 외은 지점 중 원화 대출금이 2조원에서 4조원 사이인 홍콩상하이은행(HSBC), 엠유에프지은행(MUFG) 등의 국내 지점은 원화 예대율 규제 대상에서 제외될 전망이다.

예대율은 예적금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을 초과해 더 많이 대출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리스크 관리 기준이다. 분자인 원화 대출금은 정책자금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반영된다. 분모인 원화 예수금은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에 커버드본드와 양도성예금증서, 외은 지점의 경우 본지점 장기차입금이 일정 인정 한도 내에서 포함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또 본지점 차입금 중에서 장기차입금 전체와 장기차입금의 50%를 한도로 한 단기차입금의 일부를 원화 예수금으로 인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외은 지점들은 원화 예대율 규제상의 원화 예수금 규모가 증대돼 대출 여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원화 예대율 규제 개선으로 외은 지점들의 기업대출 공급여력이 12조2000억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이번 원화 예대율 규제 합리화의 효과는 국내기업 대출 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 진출한 외은 지점의 원화대출 비중은 기업대출이 99.7%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 35개 외은 지점의 원화 대출금 기준 가계대출은 1205억인 반면 기업대출은 35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조치로 국내 기업들은 외은 지점까지 보다 넓은 대출 선택권을 갖게 된 데다 외은 지점과 시중은행 간 경쟁 촉진으로 기업들의 대출금리 부담 완화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금융위원회는 원화 예대율 규제에 관한 은행업감독규정을 올해 2분기 중에 개정하고 나머지 외은 지점 건의사항들에 대해서도 추가로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이날 온라인 예금상품 중개 서비스,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에 이어 온라인 플랫폼에서 보험상품을 취급하는 세부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플랫폼에서 자동차보험, 실손보험 등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이를 위해 4월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신청절차를 개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들은 빠르면 연말·내년초 플랫폼을 통해 보험상품 비교·추천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당국은 이번주 내에 구체적인 ‘보험 플랫폼’의 세부방안을 발표한다.

이와 함께 당국은 금융상품의 설명의무 제도를 소비자 친화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상품설명서에 어려운 법률·전문 용어가 많고, 소비자의 설명내용 이해 여부보다는 서명을 받는 데 중점을 두는 등 설명방식이 판매업자 중심으로 운영돼 소비자 부담과 불편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국을 이에 따라 카드, 자동차보험 등 대다수의 소비자가 이용하는 대표적인 금융상품을 대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상품설명서 모범사례를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효과를 봐가며 추후 타 업권·상품으로의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관련 연구용역과 소비자설문조사 등을 거쳐 연내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할 방침이다.

노희준 (gurazi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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