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교육청 갈등에 등골 휘는 대안학교…'폐교 위기'까지 [대안학교 지원공백 1편]
[EBS 뉴스12]
서울은, 우리가 흔히 대안학교라고도 부르는, 대안교육기관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입니다.
그동안 이 기관들은 서울시가 지원해왔는데, 올해 들어 갑자기 재정지원이 끊겼습니다.
일부 기관은 문을 닫을 위깁니다.
어떤 사연인지, 진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대안교육기관.
은둔형 외톨이나 학교폭력 피해자 등 공교육에서 소외된 학생 13명이 다니고 있습니다.
연간 운영비는 1억 5천만 원으로, 서울시 지원금과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로 운영돼 왔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 서울시에서 받던 지원금이 끊겼습니다.
교장선생님은 주말 물류센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운영비를 대고 있지만, 역부족입니다.
인터뷰: 배상식 교장 / 인투비전스쿨
"예산이라든지 이런 부분들이 넉넉하게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다채로운 활동들을 하는 데 애로사항들이 있었고요. (급식비 지원도 끊겨) 반찬에 대한 질적인 것들이 많이 좀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올해 1월 '서울시교육청 대안교육기관 및 위탁교육기관 지원 조례'가 시행됐습니다.
그동안 서울시가 대안교육기관을 지원해왔는데, 이제 그 업무가 서울시교육청으로 넘어갔습니다.
시교육청은 현재, 새롭게 지원할 대안교육기관을 공모해 심사 중입니다.
오는 5월부터는 선정된 기관에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지급할 계획입니다.
문제는 5월 전입니다.
4월까지 넉 달 동안 지원을 받지 못하는데, 인건비는 둘째치고, 월세 임대료만도 한 달 평균 400만 원에 육박합니다.
취재진이 확인한 대안교육기관 10곳 가운데 5곳은 수업료를 20% 올리거나 신입 교사를 고용하지 않는 등 긴축 경영에 들어갔고, 이미 2곳은 문을 닫았습니다.
우선 서울시교육청은 공모에 선정된 기관들에 대해 3월분부터 소급해 지급한다는 계획이지만, 1, 2월 두 달 치는 기관이 부담해야 합니다.
대안교육기관 관계자
"재정 상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 그리고 1월부터는 (교사) 급여가 제대로 안 나갈 수 있는데 해결하려고 노력하겠지만 보장은 할 수 없다."
서울시교육청의 올해 대안교육기관 지원 예산은 모두 76억 원.
시교육청이 예산 부족을 호소하자 우선 서울시가 보조금 명목으로 70억 원을 내놨지만, 당장 내년부터가 문젭니다.
서울시 관계자
"저희는 일단 올해 첫해고 그러다 보니 예산을 다 지원을 해 드린 거고요. 등록의 주체가 교육청이잖아요. 교육청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조금씩 확보하셔야죠."
서울시와 시교육청 중 누가 대안교육기관을 지원해야 할지 정하는 과정에서 애꿎은 대안교육기관만 피해를 본 셈입니다.
EBS뉴스 진태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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