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제각각 소환한 이승만과 안중근 [랭킹쇼]
지난달 26일은 이승만 전 대통령과 안중근 의사의 삶이 소환된 날이었다. 이날 여야는 제각각 ‘선호하는‘ 인물에 관해 목소리를 냈다.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건국공로훈장령‘이 제정·공포됐다. 공적 정도에 따라 건국훈장과 그 아래 훈격인 건국포장·대통령 표창을 수여한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광복 이후 국가 건설을 주도해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을 선포하고 초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듬해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직 중 독립운동 업적으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그런데 지난 3·1절 기념식에 등장한 독립운동가 현수막에 이 전 대통령 사진이 포함되지 않아 여권에서는 “전 정부의 ’이승만 지우기‘ 기조를 관성적으로 따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
안중근 의사는 순국 이후인 1962년 박정희 정권의 추서로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을 받았다. 안 의사는 1909년 10월 26일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후 사형을 선고 받았고 1910년 3월 26일 뤼순감옥에서 31세를 일기로 순국했다.
2. 여권 “이승만 위상 재조명돼야”
지난달 26일 두 인물의 기념식과 추모식이 동시에 열렸다. 서울 종로구 이화장에서 열린 이승만 전 대통령 출생 148주년 기념식에는 문재인 정부 때인 지난해 장관급 참석자가 없었던 것과 달리 박진 외교부 장관, 김문수 경제사회노동위원장 등 윤석열 정부 장관급 인사들이 참석했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축사에서 “현재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은 이 대통령이 만든 토대 위에서 이뤄졌다”며 “비록 과(過)가 있지만 자유 대한민국의 초석을 마련했다는 너무나 큰 공적이 있다”고 했다. 박진 장관도 “한미 동맹 70년을 맞아 건국 대통령의 선구적인 역사적 업적과 위상이 재조명돼야 한다”고 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김정은의 막가파식 공갈이 잘 먹혀들지 않는 이유는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굳건한 한미동맹 때문”이라고 했다.
국가보훈처가 이 전 대통령의 기념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 12대 회장을 맡고 있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는 이날 “이제는 우리가 이승만 대통령을 제자리에 모셔드려야 한다”고 전했다.
같은 날 서울 중구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는 안 의사 순국 11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추모식에는 박민식 국가보훈처장, 김황식 안중근의사숭모회 이사장, 독립유공자 유족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안중근 의사께서 남긴 ’동양평화‘의 꿈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하다”며 “대일 굴종 외교로 순국 선열들을 뵙기가 부끄러운 탓인지 올해는 (안중근 의사 순국의) 의미가 남다르게 다가온다”고 전했다. 김태년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일본 교도관마저 감복할 정도로 안중근 의사는 옥중에서도 동양평화와 대한독립 의지를 꺾지 않았다”며 ’안중근 정신‘을 강조했다.
안 의사가 1910년 옥중에서 동양의 평화 실현을 염원하며 집필한 ’동양평화론‘을 두고 여야의 해석이 나뉘고 있다. 임오경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윤석열 정권의 대일 굴종외교는 안중근 의사와 수많은 독립투사들의 정신을 짓밟고 퇴색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안중근 의사의 ’동양평화론‘ 마저 민주당은 아전인수 하고 있다”며 “안중근 의사는 제국주의 시대 일본마저 동양평화를 위해 협력의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민형 인턴기자/이상훈 정치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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