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터뷰] '리바운드' 정진운 "10번 넘게 태닝, 밑창 떨어진 중고 운동화 사 신기도"

배우 정진운 씨가 영화 '리바운드'를 위해 노력한 과정을 설명했다. 구릿빛 피부를 위해 여러 번 태닝을 했고, 중고 운동화를 어렵게 구해 경기 때마다 붙여가며 신고 뛰었다고. 이 모든 것이 실제 인물을 스크린에 생생하게 재현하기 위한 과정이었다.

정진운 씨는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리바운드' 개봉 기념 인터뷰 자리를 가졌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 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긴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렸다. 정진운 씨는 작품에서 '규혁' 역을 맡았다.

그는 "농구 영화를 물색했던 건 아니고, 정말 우연히 저에게까지 시나리오가 들어왔다. 만화책 보듯이 '리바운드' 시나리오를 읽었다. 장항준 감독님이 연출하시는 건 알고 있었는데, 김은희 작가님이 각본을 맡으셨다는 건 시나리오를 다 읽고 나서 봤다. 두 눈을 의심했다. 어떻게 해서든 감독님과의 자리를 만들어주시면 준비를 열심히 해서 배역을 따보겠다는 의지가 생겼다"고 말했다.

정진운 씨가 맡은 '규혁'은 실력파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농구를 그만두고 길거리 내기 농구를 전전하던 중 강양현 코치의 눈에 띄어 부산중앙고 농구부에 합류하게 되는 인물.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에서 실제 인물을 맡게 된 만큼, 정진운 씨는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캐릭터에 대해 이해하고 접근하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규혁 씨와 식사 자리를 많이 가졌다. 당시의 마음가짐부터 한 종류의 신발을 고집했던 이유, 발목이 안 좋았던 이유 등에 대해 물어봤다. 무엇보다 농구 이야기를 많이 했다. 얼마나 진심인지는 눈빛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규혁 씨가 당시 고등학생이었기 때문에 어떤 면에서는 앳되고 귀여워 보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영화에서 많이 사용되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야기는 영화에서 그가 신고 나온 N사 운동화로 옮겨갔다. 장항준 감독이 먼저 앞선 인터뷰에서 "진운 씨가 신을 신발을 구하는데 애를 먹었고, 중고 운동화를 구했는데 밑창이 분리돼 있어 직접 본드로 붙여 신고 촬영을 했다"고 밝혀 관심을 모은 것. 이에 대해 정진운 씨는 "제가 모든 걸 직접 하진 않았고, '리바운드' 스타일리스트팀 모두가 고생해 주셨다"며 스태프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그는 "처음에 샀던 신발이 오래된 거라 밑창이 분리돼 있었다. 스타일리스트팀 분들이 수선집에 가서 압착기까지 써가며 수선했다. 그래도 이 신발이 잘 떨어지는 타입이라 경기를 뛰고 오면 살짝 떨어지곤 했다. 그러면 스타일리스트팀 분들이 밤새 신발을 누르고 자고, 발로 밟아가면서 붙였다. 촬영이 끝나고 나면 유니폼도 정리해야 되는데 신발을 위해 애써 주셨다"고 덧붙였다.

어쩌면 빨리 지나가버리는 장면 중 하나일 텐데 이렇게까지 '규혁'이 실제로 신었던 운동화와 같은 모델을 찾는데 집중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정진운 씨는 "마음가짐이었던 것 같다. 영화 마지막에 실제 규혁이와 합쳐지는 사진이 있기도 하지만, 차근차근 스며드는 과정이었던 것 같다. 규혁 씨가 용돈을 아껴서 샀다더라. 규혁이가 되는 첫 번째 발걸음이 그 신발이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규혁으로 변신하기 위해 정진운 씨는 여러 번의 태닝도 감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규혁은 이 영화에서 길거리 내기 농구를 하는 친구로 처음 등장한다. 어떻게 해야 힘든 곳에서도 매번 승리하고 살아남는 이미지를 가질 수 있을까 생각하다 태닝을 감독님께 제안했다. 10번 넘게 한 것 같다. 원래 제 피부가 아주 하얀 편인데, 태닝 하면서 피부가 많이 상했다. 이제는 원 상태로 돌아오고 있다"고 밝혔다.

정진운 씨는 실제로도 여러 번의 발목 수술을 해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 이 상태로 2개월간 훈련, 5개월간 촬영을 하다 보니 무리가 오기도 했다고. 그는 "아무래도 실제 선수처럼 시합을 하다 보니 저도 규혁이처럼 힘들고, 안 좋았던 발목이 더 약해졌다. 나중에는 발목에 테이핑을 해야만 했고, 촬영을 마친 후 4~5개월 정도는 발목 재활만 꾸준하게 했다"고 숨은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렇게 오랜 노력 끝에 만든 영화는 언론 시사 후 매체들의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정식 개봉 후 낼 기록에도 기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 정진운 씨는 "스포츠 영화는 큰 스크린으로 보시는 게 배로 재미있다. 조그만 불씨가 되어 나의 '리바운드'를 잡기 위한 에너지가 생기게 한다면 우리 영화는 충분한 메시지를 던져준 게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진운 씨는 "영화가 흥행하면 저는 몇 군데 추첨을 해서, 건주, 택이와 함께 대학교를 돌며 청춘의 불씨를 심을 수 있는 3대 3 농구 경기를 하겠다. 저희를 이기면 영화가 안 내려갔다는 전제하에 영화예매권을 선물로 드리겠다"고 공언해 현장에 있던 영화 관계자를 당황시켜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영화 '리바운드'에는 정진운 씨를 비롯해 안재홍 씨, 이신영 씨, 김택 씨, 정건주 씨, 김민 씨, 안지호 씨 등이 출연했다. 장항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수리남' 권성휘 작가, '킹덤' 김은희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4월 5일 개봉한다.

[사진출처 = 바른손이앤에이]

YTN star 강내리 (nrk@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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