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잘한다, 재미도 있다...그런데 한화는 진다 [김 용의 어젯밤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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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한다, 재밌다...그런데 진다.
한화 이글스 팬들은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한화는 이번 시즌 많은 기대를 받았다.
삼성 외국인 선수 호세 피렐라의 그림같은 호수비가 아니라면 한화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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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잘한다, 재밌다...그런데 진다.
세상 만사 과정이 중요하다. 그런데 결과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프로 스포츠는 더욱 그렇다. 결국 마지막은 결과로 남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 팬들은 웃어야 할까, 울어야 할까.
한화는 이번 시즌 많은 기대를 받았다. 수베로 감독 체제의 리빌딩의 마지막 단계. 90억원을 투자해 중심타자 채은성을 데려왔고, 마운드에는 이태양이 가세했다. 올해는 꼴찌의 한을 풀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런데 개막 후 3경기 결과는 3패.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승리가 없다. 암울하다. 그런데 경기 내용을 보면, 욕만 할 수도 없다. 소위 말하는 '졌잘싸'다. 키움 히어로와의 개막 2연전은 모두 연장 승부 끝에 패했다. 4일 삼성 라이온즈전도 1점차 패배였는데, 마지막 9회 '돌부처' 오승환을 무너뜨릴 뻔 했다. 삼성 외국인 선수 호세 피렐라의 그림같은 호수비가 아니라면 한화가 이길 수 있는 경기였다.
확실히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강해지고, 해보자 하는 의욕도 느껴진다. 경험을 쌓은 노시환이 채은성과 중심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주고, 삼성전 치명적 홈런을 맞았지만 한승혁이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주는 등 마운드 전력도 더 안정되는 듯 하다. 신인 문현빈이 야무지게 방망이를 돌리는 것도 흥미롭다. 끝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모습에 보는 재미가 확실하다. 지더라도 경기를 보는 게 열받거나, 지루하지 않다.
그래도 프로는 이겨야 한다. 이런 '졌잘싸'가 계속 이어지면 팬들의 인내심도 결국 한계에 이르게 된다. 아무리 내용이 좋고, 재밌어도 꼴찌팀을 누가 응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경기에서 진다는 건 결국 가장 중요할 때 부족한 부분을 노출한다는 의미다. 연장 승부에서 끝내기 밀어내기를 내주고, 삼성전 마지막 경기를 넘기는 분위기에서 그대로 주저앉는 건 집중력과 세밀함, 그리고 세기의 부족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한 야구인은 "한화가 무리한 수비 시프트만 덜 해도 벌써 이겼을 것"이라며 벤치의 선택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한화 입장에서는 하루 빨리 개막 연패를 끊어야 한다. 개막 연패가 길어지면, 시즌 전체를 허무하게 망치는 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SG 랜더스는 지난해 개막 10연승으로 우승했다. 반대로 개막 연패는 그만큼 치명타가 된다. 확실한 건, 전력 보강을 했다 하더라도 한화는 객관적 전력에서 10개팀 중 가장 약한 쪽에 속한다. 이는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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