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견제·유럽 내 영향력 강화 위한 '포인트맨' 마크롱 손잡는다

이유진 기자 2023. 4. 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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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내 中영향력 확대 위한 중추적 역할할 것으로 기대
마크롱 방중 특별 환대하면서 中-佛 관계 발전에 적극 노력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외교부에서 열린 국민 원탁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3.03.16. ⓒ 로이터=뉴스1 ⓒ News1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이유진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의 '중재자'를 자처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주 전격 회담하는 가운데, 시 주석이 미국을 견제하고 유럽 내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중추적 역할을 할 인물로 마크롱 대통령을 점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5일부터 7일까지 사흘간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시 주석과 3자 회담에 나선다.

사흘간의 방중 기간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전망이다. 특히 3자 회담 이후 오는 6일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광저우로 향하는데, 블룸버그는 이처럼 수도가 아닌 지역으로 향하는 건 드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2018년 시 주석은 국가 최고 명예의 우의훈장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처음 수여했는데, 당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과 함께 고속철을 타고 톈진으로 이동해 중·러 청소년 아이스하키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등 최고의 환대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에 이번 마크롱 대통령과의 광저우 방문 역시 시 주석이 남다른 환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프랑스 정부 관리들 역시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에 앞서 중국 당국의 특별한 온정을 느꼈으며, 이전 방중 때보다도 특히 준비가 원활하고 우호적이었다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개전 이래 줄곧 평화를 촉구해왔는데, 평화 중재를 자처하고 있는 두 정상이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지 세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3일 (현지시간) 중국 방문을 앞두고 파리 엘리제 궁에서 만나 반가워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마크롱, 유럽 내 중국 영향력 강화에 주요 역할 '포인트맨'

시 주석은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 내 중국의 영향력 강화에 주요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로 보고 있으며, 프랑스 역시 평화를 추구하며 중국과 뜻을 모으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의 성과에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래 줄곧 평화를 촉구해온 프랑스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동맹국들 사이에서도 영향력이 있을 뿐 아니라, 유엔 안전 보장 이사회의 상임 이사국인 만큼 서방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시 주석은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와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평화 회담을 촉구하면서 뜻을 모으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의 발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실제 익명의 프랑스의 한 고위 관리는 블룸버그에 "중국은 러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우크라이나 분쟁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유일한 '게임 체인저' 국가"라면서 "중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어떻게 개입을 하든 극적인 결과가 있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외르그 부트케 주중 EU 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의 입장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확실히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정치인’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포인트맨’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크렘린 궁에서 정상 회담을 마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중러 신시대 전면적 전략협력동반자 관계 심화에 관한 공동성명' 서명식에 참석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중국·EU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 재개 가능성도 제기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되면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인 중국 역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프랑스를 포섭해 서방과의 다양한 무역과 투자 등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이란 판단이다.

이번 회담을 통해 EU와 중국이 2020년 체결에 합의했다가 2021년 보류됐던 중국·EU 포괄적 투자보호협정(CAI) 역시 재검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편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정상회담에 참석, 유럽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편을 들지 말고 중립적 노선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이번 방중에 프랑스 기업인 대표단 등을 직접 동행, 중국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항공기 판매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정통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전했다.

프랑스가 지난해 EU 회원국 중 독일과 네덜란드에 이어, 중국과 세 번째로 무역량이 많았다.

시 주석은 프랑스와의 적극적인 관계 확립으로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유럽 내 영향력을 강화할 뿐 아니라, 자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이처럼 마크롱 대통령을 주요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인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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