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북 중국대사 일주일만에 업무 시작…북, 국경 개방 신호 없어
일주일 후 업무 개시, 격리 거친 듯
대사 내정 2년만에 북한에 들어간 왕야쥔(王亞軍) 주북 중국대사가 일주일만에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왕 대사 부임으로 북한이 국경 재개방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특별한 국경 개방 신호는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5일 주북 중국대사관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사 동정을 보면 왕 대사는 지난 3일 평양에 도착해 김금철 북한 외무성 의례국장에게 신임장 사본을 전달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왕 대사는 당일 오후 김일성·김정일 동상을 찾아 헌화하는 것으로 첫 일정을 시작했으며, 다음날인 4일에는 청명절을 앞두고 평양 시내 모란봉 기슭에 있는 북·중 우의탑을 참배했다.
왕 대사는 평양에 도착해 신임장 사본을 전달하면서 “북한 동지들과 같이 중·북 각 분야의 교류 협력을 추진해 양당(중국공산당·조선노동당)과 양국, 양국 인민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증진하고 중·북 전통 우의를 지속적으로 계승·선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김금철 의례국장은 “왕 대사 부임을 환영하며 북·중 관계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왕 대사는 2021년 2월 주북 중국대사로 내정됐지만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속된 북한의 국경 봉쇄로 인해 2년 넘게 부임하지 못하다 지난달 27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서 차량을 타고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 왕 대사가 북한에 들어간지 일주일만에 평양에 도착한 것은 다른 지역에서 코로나19 방역에 따른 격리기간을 거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왕 대사 부임을 계기로 북·중 접경 지역 등 북한의 국경이 다시 열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국경 재개방 신호는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왕 대사는 코로나19 발생에 따른 국경 봉쇄 이후 북한이 처음 맞아들인 타국 외교관이다.
북한 전문매체 NK뉴스는 이와 관련, 복수의 외교 소식통 등을 인용해 왕 대사 부임은 오랜 이념적 파트너인 중국의 압력에 따른 일회성 조치이며 북한이 이른 시일 내 국경을 개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K뉴스는 또 여행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일부는 올해 말까지 북한 관광이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는 언질을 받았지만 일부는 올해 안에는 북한으로의 접근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는 등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다만 북한이 코로나19 발생 이후 장기간 복귀하지 못한 일부 해외 주재 외교관 등을 올해 안에 교체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은 국경 봉쇄 이후 자국 외교관들의 귀국도 허용하지 않아 2021년 3월 교체된 지재룡 전 주중 북한대사와 비슷한 시기 폐쇄된 주말레이시아 대사관 직원들도 모두 베이징 주중대사관에 장기간 남아있던 상태였다. 아직까지 이들의 입북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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