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음주' 괜찮다고? 그들이 건강했던 '진짜 이유' 따로 있었다

매일 맥주 1병 정도 음주, 조기사망 위험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매일 맥주 1병 정도 음주, 조기사망 위험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아니다.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십 년 동안 과학자들은 적당한 음주가 도리어 건강에 좋다는 보고서를 냈고, 많은 사람들은 그 말을 믿는다. 심지어 적당한 음주를 하는 사람들이 더 오래 산다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그게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에 따르면 캐나다 물질사용연구소의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에 오류가 있었으며 "매일 여성은 25g·남성은 45g의 알코올을 꾸준히 마실 경우 조기사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증류주 1.5온스(42.53g) 포함된 칵테일 2잔이나 맥주 1병(12온스, 350㎖), 와인 2잔에 해당된다.

캐나다 연구팀은 1980년부터 2021년 7월까지 발표된 알코올 사용 관련, 500만명의 성인을 대상으로 한 107개 이상의 연구를 재분석했다. 그 결과 술 마시는 사람들의 사망률에는 알코올 외에 다른 원인들도 많이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이 건강한 건 술 덕분이 아니라, 다른 많은 건강한 습관과 삶의 나은 점들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런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통계상)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술을 아예 마시지 않는 사람들 중에는 만성 건강 문제가 원래 있었거나, 장애, 혹은 종교적인 이유로 그런 경우도 다수 포함돼있다"며 "소득 수준이 낮은 경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사람들은 모든 면에서 '적당한 수준' 이었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그들은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단을 섭취하는 경향이 있고 과체중일 가능성이 작았다"며 "심지어 치아 상태가 더 좋고, 재정적으로도 더 부유했다"고 말했다.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술과 관계없는 '다른' 것들도 더 많이 챙기기 때문에 건강하다는 설명이다.

WSJ은 최근 수십 년 동안 적포도주에 들어있는 '레스베라트롤'은 보호 항산화제가 포함돼 건강상 도움된다는 보도가 많았지만, 보도에 다뤄진 연구 중 일부는 주류업계가 지원한 돈으로 진행된 것이라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최근 연구에서는 적포도주도 유방암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이 밝혀지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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