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윤희숙, 조수진 직격 “정치가 그렇게 가볍나…양곡법 이슈 ‘희화화’”

권준영 2023. 4. 5.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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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그럴 때 아냐…양곡법 이슈,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
“농업의 미래뿐 아닌 쇠퇴하는 산업들을 어떻게 설계하는지 ‘생산적 정치’ 할 수 있는지다”
“양곡법 거부권 대안이 뭐냐고 민주당이 묻네요? 文정부가 고심해 만든 대안 존중하는 것”
“일부 언론은 대안이 뭐냐고 윽박지르고, 보수 언론은 정부가 협치 안 했다고 질타”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윤희숙 전 국회의원,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디지털타임스 DB, 민주당 제공, 연합뉴스>
윤희숙 전 국회의원. <디지털타임스 DB>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 <국민의힘 제공>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 1호 특별위원회(이하 특위)인 '민생119'의 조수진 특위위원장이 5일 남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안한 것을 두고 정치권에서 적지 않은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윤희숙 전 국회의원은 "제일 실망스러운 것은 야당도 아닌 여당 정치인들 스스로 밥을 많이 먹거나 버리는 것이 대안이라며 양곡법 이슈를 '희화화'하는 것"이라며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 양곡법 이슈는 농업의 미래가 달렸을 뿐 아니라, 쇠퇴하는 산업들을 어떻게 질서 있게 감축하면서 미래에 자원을 투입할 것인지를 설계하는 생산적 정치를 할 수 있느냐다. 국가의 미래가 달린 문제란 말"이라고 직격했다.

윤희숙 전 의원은 5일 '양곡법 거부권에 대고 대안이 뭐냐고 민주당이 묻네요? 문재인 정부가 고심해 만든 대안을 존중하는 것이 대안입니다'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밥을 많이 먹거나 버리자는 여당 정치인들에게 묻는다. 정치가 그렇게 가볍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양곡법 거부권이 불가피한 조치라는 점에 많은 농민단체들도 동의한다"며 "이미 38개 농민단체와 농대학장들마저 쌀 의무매입을 재고해달라고 성명을 발표했다. 국민들의 식생활이 변해 쌀소비가 급감하는 현실에 대응하고, 자급률이 1%, 30%에 불과한 밀이나 콩 등 전략작물을 증산해야 한다는 데 반대 의견이 어디 있겠나"라고 운을 뗐다.

그는 "그런데 막상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된 후 각계 반응이 가관"이라며 "일부 언론은 대안이 뭐냐고 윽박지르고, 보수 언론은 정부가 협치를 안 했다고 질타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대안이 뭐냐고 묻는 여당정치인들과 일부 언론에게 말씀드린다. 쌀값 변동의 손실을 모두 다른 국민들의 세금으로 떠안아 쌀농사를 계속하게끔 하던 제도를 고쳐 가격 변동 위험의 일부를 쌀 농가에 남기도록 한 것, 그래서 쌀 대신 모자라는 다른 작물로 전환하게끔 제도를 고친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고심해 2020년에 고친 제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것으로 쌀 농가의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냐? 이것은 앞으로도 보완해갈 문제"라며 "그러나 1980년에 작물판매소득이 농가소득의 80%에 달했던 것이 이제는 20% 정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윤 전 의원은 "통계청에 따르면, 2019년 농가소득은 4120만원, 작물판매소득은 1026만원이다. 논밭의 형태만 유지하면 작물판매와 관계없이 나오는 각종 지원금이 농가소득의 대부분이며, 소농일수록 작물소득 비중이 더 작다"며 "쌀값변동분이 농가소득에 큰 영향을 주지 않도록 그동안 농가지원제도가 끊임없이 확대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협치를 했다면 양곡법 거부권을 피할 수 있었다는 보수언론에게 묻는다"면서 "양곡법을 현재 내용으로 개정했던 민주당이 이 내용을 모르고 저렇게 얼척 없는 주장을 계속할까. 이 법은 이재명 대표의 1호 법안"이라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정조준했다.

그러면서 "내용도 어이없지만,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계속되는 한 이 법을 둘러싼 싸움은 계속될 것이며, 이재명 대표가 사라지는 순간 이 법안도 사라질 운명이란 뜻"이라며 "탄생부터 지속까지 모두 이재명 개인의 생존을 위해 '쌀로 만든 방탄복'일뿐 협치로 내용이 나아졌을 것이라 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날 조수진 의원은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KBS에만 처음 말씀드린다"며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닌가.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조 의원은 "여성분들 같은 경우엔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나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 오히려 (쌀이) 칼로리가 낮지 않나.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든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농가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외국인 노동자 유치 문제"라며 "노동자들을 유치하고 돌보기 위해서는 기숙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각 자치단체마다 기숙사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은 곳이 많다. 현황을 둘러보자고 얘기가 나왔고 모내지 현장 답사를 해 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사회자가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부결 입장에 변함이 없는가'라고 질문하자, 조 의원은 "민주당이 강행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정말 농업의 미래나 우리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반대 안 할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 법은 문제가 많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농업의 미래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

조 의원의 발언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남는 쌀 문제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엉뚱한 해법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여성들만 밥을 적게 먹는 것이 아닌 데다가 쌀 수요 하락의 원인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이유에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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