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아티스트’ KoN(콘), 일본배우 카토 카즈키와 함께 한 합동 콘서트 ‘KazKoN 2023’ [공연]

양형모 기자 2023. 4. 5.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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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토 가즈키, KoN(콘), 요시타카 시온(왼쪽부터)
바이올리니스트, 뮤지컬 배우, 작곡가 등 다방면에서 활약 중인 KoN(콘)이 일본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카토 카즈키(加藤和樹)와 함께 한 합동 콘서트 ‘KazKoN 2023’을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3월 31일 일본 도쿄 오테마치 닛케이 홀에서 열린 이번 콘서트는 10년 넘게 우정을 이어온 두 사람의 첫 합동 콘서트였다. KoN(콘), 카토와 함께 일본의 떠오르는 신예 요시타카 시온(吉高志音)도 참여했다.

KoN(콘)은 2012년 일본 데뷔 앨범 ‘Nuevo Impacto’ 발매의 계기가 된 후지TV 드라마 ‘붉은 실의 여자(赤い¤の女)’에 카토와 함께 출연한 이후, 지속적인 친교를 나누며 오랜 시간 국경을 넘나드는 우정을 이어왔다.

음악적 교류와 공감대가 깊어진 두 사람은 “언젠가 함께 콘서트를 만들어보자”고 다짐했고, 10년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이번 공연이 성사된 것. 두 사람에게는 여러모로 각별한 콘서트였다.

이번 콘서트는 한국과 일본에서 공연된 유명 뮤지컬 곡들을 주제로 한 ‘뮤지컬 콘서트’로 꾸며졌다. KoN(콘)과 카토, 요시타카 모두 현역 뮤지컬 배우로 활동 중이기에 가능한 기획이었다.

마침내 공연의 시작. 오프닝 영상 후 프랑스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의 넘버 ‘세상의 왕’(Les Rois Du Monde)을 세 사람이 일본어로 부르며 무대에 등장했다. 아티스트들의 개최 소감에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이 쏟아지며 공연장은 본격적으로 달아올랐다.

첫 솔로 순서에서는 요시타카가 한국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의 넘버 ‘평범한 일상’을 불렀고, 이후 카토와 듀엣곡 ‘남자 대 남자’로 분위기를 이어갔다. 두 사람이 퇴장하자 KoN(콘)이 등장해 한국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넘버 ‘후회’를 불렀다.

바이올린을 격정적으로 연주하고 있는 KoN(콘)
KoN(콘)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음악감독이자 작곡가인 이성준 감독과 각별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번 콘서트를 준비하며 “내 솔로곡으로 이성준 감독의 곡을 사용하고 싶다”고 연락하자, 이 감독은 흔쾌히 “내 노래를 꼭 불러달라”며 KoN(콘)에게 직접 악보까지 보내주었다고 한다.

카토 역시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일본 공연에서 앙리(괴물) 역으로 출연한 바 있어 이성준 감독과 친분이 두텁다. 이러한 인연으로 이 감독은 두 사람이 자신의 노래를 함께 부른다는 사실에 크게 기뻐했다고 한다.

KoN(콘)의 솔로곡 ‘후회’가 끝나자 카토가 다시 등장해 뮤지컬 ‘잭 더 리퍼’의 넘버 ‘이 밤이 난 좋아’를 선보였다. 이어진 세 사람의 토크에서는 카토가 직접 한국에 가서 KoN(콘)이 주인공으로 출연한 한국의 창작 뮤지컬 ‘파가니니’를 보았던 소감과 당시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그리고 연기, 노래, 연주를 모두 다 소화해야 하는 ‘액터 뮤지션’에 대한 소개와 함께 뮤지컬 ‘파가니니’의 넘버를 KoN(콘)에게 부탁했다.

카토와 요시타카의 퇴장 후 KoN(콘)은 뮤지컬 ‘파가니니’의 넘버 ‘난 살고 싶어’ 와 극중 하이라이트인 ‘악마의 트릴 - 라 캄파넬라 - 카프리스 24번’ 3곡으로 이어지는 마지막 연주를 들려주었다. 또한 KoN(콘)이 직접 작곡하고 제작을 준비 중인 창작 뮤지컬에 수록될 넘버 중 ‘마지막 선택’이라는 자작곡을 열창했다.

관객의 우레와 같은 박수 속에 무대에 등장한 카토와 요시타카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로 놀랐다”면서 “바이올린과 노래를 능숙하게 동시에 하는 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가라고 생각했다”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요시타카 시온, 카토 카즈키, KoN(콘)
이어 KoN(콘)과 카토, 요시타카 세 사람이 2012년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붉은 실의 여자(赤い¤の女)’의 주제가 ‘사랑은 어디에(愛はどこに)를 불렀다. 이 주제가를 일본 여가수 카라시마 미도리(辛島美登里)와 직접 불렀던 KoN(콘)은 “원곡은 남녀 혼성 듀엣이지만 오늘은 남자 세 명의 우정이 담긴 노래로 표현해 보겠다”며 위트 있게 노래를 시작했다. 세 사람의 열창 후 카토와 요시타카가 뮤지컬 ’엘리자벳‘의 듀엣 넘버 ’그림자는 길어지고(Die Schatten Werden Laenger)‘를 불렀다. 그리고 다시 솔로타임. 카토가 뮤지컬 ’팬텀‘의 넘버 ’그 어디에‘를, KoN(콘)이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선택은 없어‘와 ’지금 이 순간‘을 솔로로 부르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드디어 이번 공연에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인 KoN(콘)과 카토의 듀엣 ’너의 꿈속에서‘가 시작됐다. 원곡은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서 앙리가 부르는 솔로곡이지만 이번 공연에서는 두 사람이 특별히 듀엣 버전으로 준비해 마음을 담은 절창으로 멋진 하모니를 만들어냈다.

카토는 이 순간을 위해 특별히 한국어로 노래를 준비해 KoN(콘)과 한국어로 듀엣을 소화하는 열정을 보였다. 노래를 마친 뒤 KoN(콘)과 카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감격의 포옹을 나누었으며 10년간 이어진 두 사람의 우정에 관객들은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객석에서는 눈물을 흘리는 관객도 보였다.

마지막으로 KoN(콘), 카토, 요시타카 세 사람이 무대에 올라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의 넘버 ’Could we start again, plaease‘를 부르고 공연을 마무리했다. 공연 종료 후 끊임없는 박수가 쏟아지는 가운데 앙코르가 시작됐다. 다시 무대에 오른 세 사람은 관객들에게 감사 소감을 밝히고 마지막 앙코르곡인 뮤지컬 ’킹키 부츠‘의 넘버 ’Raise you up‘을 다 같이 불렀다. 앙코르곡에서 관객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세 사람에게 화답했으며 분위기가 최고조에 오른 공연은 이렇게 성대하게 마무리됐다.

’너의 꿈 속에서‘를 부른 후 포옹하고 있는 카토 카즈키와 KoN(콘)
이번 합동 콘서트 ’KazKoN 2023‘은 닛케이 홀의 낮, 저녁 두 번의 공연 모두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관객들로 가득 차 세 사람의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관객들 대부분은 “이렇게 좋은 프로그램과 멤버들로 이루어진 콘서트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은 너무 아쉽다”며 다음 공연도 기대한다는 반응이었다. 성공적으로 콘서트를 마친 KoN(콘)은 현재 귀국해 다음 싱글 앨범을 준비 중이고, 카토와 요시타카는 일본에서 각각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KazKoN 2023‘은 한일 아티스트들의 우정뿐 아니라 양국 간의 문화교류에도 큰 의미가 있는 공연이었다. 향후 이러한 공연이 활성화된다면 한국과 일본이 함께 문화적으로 또 한 번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사진제공 |어시스트(アシスト), 오피스무지카(オフィスムジ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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