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앤존슨, 베이비파우더 '암 유발' 소송 11조원에 끝내나

김희정 기자 2023. 4. 5.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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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슨앤드존슨(J&J)이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의 암 유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89억달러(약 11조6900억원)의 합의금을 제안했다.

4일(현지시간) J&J는 수만명의 원고가 얽힌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피해 소송의 합의금으로 89억달러를 제시했다.

J&J는 향후 25년간 89억 달러의 현재가치를 원고 측에 기부하고 현재 및 미래의 모든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관련 소송을 마무리하겠단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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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7만여명에 25년간 89억달러 지급 제시,
소송처리 위해 분사한 자회사 파산 통과될 듯…
역사상 가장 치열한 제품책임 소송으로 남아
지난 2015년 존슨앤존슨의 베이비파우더가 뉴욕의 약국 매대에 진열돼있다. /사진=로이터

존슨앤드존슨(J&J)이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의 암 유발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 위해 89억달러(약 11조6900억원)의 합의금을 제안했다. 역사상 가장 큰 생산자 책임(product liability) 합의 규모다.

4일(현지시간) J&J는 수만명의 원고가 얽힌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피해 소송의 합의금으로 89억달러를 제시했다. 앞서 베이비파우더 사업부를 자회사로 분사한 후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자 합의금을 4.5배로 높였다.

앞서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소송을 처리하기 위해 2021년 분사시킨 LTL은 다시 파산을 신청했다. 지난해 미국 뉴저지 지방 파산법원에 파산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한 바 있다.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소송의 원고들은 파산 신청이 책임을 한정짓기 위한 J&J의 꼼수라고 비판해왔다.

J&J는 향후 25년간 89억 달러의 현재가치를 원고 측에 기부하고 현재 및 미래의 모든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관련 소송을 마무리하겠단 방침이다. 이는 2021년 10월 LTL의 최초 파산 신청 당시 제시한 20억 달러보다 69억 달러가 증가한 액수다.

J&J는 이번 소송을 종결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소비자가 배상금 수령에 동의하면 이번 사건이 완전히 매듭될 것이라고 밝혔다. 석면 베이비파우더 소송 처리를 위해 분사한 LTL의 파산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원고(채권자)의 75%가 회사의 구조조정(분사) 계획을 승인해야 한다. 회사 측은 원고 중 6만명이 이미 합의안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중요한 점은 회사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 아니며,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제품이 안전하다는 오랜 입장을 바꿨다는 표시도 아니라는 것"이라며 "J&J과 다른 계열사들은 파산보호 신청을 하지 않았고 평소처럼 사업을 계속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J&J는 현재까지 제기된 화장품 탈크 관련 배심원 재판에서 대부분 승소했다고 강조한다. 전 세계 의학 전문가들에 의한 40년 이상의 연구가 화장품 탈크의 안전성을 입증해줬다는 것. 반면 약 7만명의 원고들은 J&J의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가 난소암과 중피종을 유발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J&J의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제품은 올해부터 판매가 중단됐다.

J&J의 글로벌 소송 부사장 에릭 하스는 "회사는 계속해서 (원고들의) 주장이 의심스럽고 과학적 가치가 부족하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파산법원이 인정하듯 이런 사건을 해결하는 데 수십년이 걸리고 LTL과 (회사) 시스템에 상당한 비용을 부과하는 반면 청구인들 대부분은 어떤 보상도 받지 못할 것"이라며 "제안된 조직 개편 계획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더 공평하고 더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J&J의 탈크 기반 베이비파우더 제품 소송은 미국 역사상 가장 치열하게 싸운 제품 책임 소송 중 하나다. 원고 측 로펌 12곳 중 하나인 와츠 게라의 알리시아 오닐은 "이번 합의는 암과 법정시스템 모두에서 정의를 위해 싸워온 수만명 여성들에 대한 증거"라며 "이 강한 여성들은 다른 여성들이 이 불필요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장했다. 그들은 보상받을 자격이 있다"고 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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