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개막전 선발 기대 안했다. 5선발 역할에 최선 다할 뿐" 2년차 거물 투수 [오!쎈 인터뷰]
[OSEN=대구, 손찬익 기자] 올 시즌부터 한화 선발진의 한 축을 맡게 된 문동주가 시즌 첫 등판을 앞둔 소감을 전했다.
진흥고 출신 문동주는 '고교 무대 최대어', '특급 신인', '즉시 전력감' 등 찬사를 받으며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하지만 내복사근 미세 손상, 견갑하근 부분 파열 등 부상 여파로 13경기에서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에 그쳤다.
9월 이후 세 차례 선발 등판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3.00. 최고 158km의 빠른 공과 낙차 큰 커브, 슬라이더를 앞세워 차세대 에이스의 등장을 알렸다. 이강철 WBC 대표팀 감독이 문동주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지만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문동주는 시범경기 두 차례 선발 등판을 통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2.57을 찍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문동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직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4개 구종을 본인이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질 수 있다. 문동주의 능력을 봤을 때 금방 배우고 더 발전하는 선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동주는 오는 6일 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등판에 나선다.
4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문동주에게 홈개막전 선발 등판 불발에 대한 아쉬움이 없냐고 물었다. 그는 "제게 주어진 역할이 5선발인데 충분히 만족한다. 선발진의 한 자리를 맡게 된 만큼 책임감이 생긴다"고 말했다. 또 "이제 2년 차에 불과하다. 솔직히 지난해 많이 던지지 않았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체인지업의 위력이 한층 더 좋아졌다는 평가에 대해 "그동안 아예 못 던졌다가 이제 스트라이크 존 근처에 던질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눈에 띄게 좋아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낮춘 문동주는 "직구가 빠르니까 타자 입장에서 체인지업을 대처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고 본다. 던지면서 감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 직구가 빠르니까 체인지업이 잘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1일 고척 키움전 이후 시즌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선발 투수로서 팀 승리를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도 없지 않을 듯. 하지만 그는 "크게 부담되는 건 아니다. 제가 나가는 경기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승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 제가 모든 걸 해결하려고 책임지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달 30일 그랜드 하얏트 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미디어데이에서 WBC 참가 선수들의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한화 선수들로선 할 말이 없을 것 같았다. 이날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한화 주장 정우람도 "저희는 아쉽게도 한 명도 안 뽑혔서..."라고 운을 뗐다.
하지만 정우람은 "제가 장담하는데 3년 내로 저희 팀에서 대표팀 선수 가장 많이 나올 것이다. 우리 후배들이 대표팀을 많이 할 것이다. 옆에 있는 (채)은성이와 (이)태양이, (오)선진이 등 다른 팀에서 온 선수들이 자신의 좋은 경험을 후배들에게 잘 전수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의 경험도 쌓여가고 있어 올 시즌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듯하다. 팬들한테 우리 한화가 많이 달라지고 있다는 것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문동주는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선배님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선배님의 말씀대로 될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WBC 대표팀에 발탁되지 못한 아쉬움은 없을까. 문동주는 "어릴 적에 재미있구나 하는 느낌으로 보다가 이제는 저도 같은 무대에서 뛰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마냥 재미있게만 본 건 아니다. 아쉬운 마음도 컸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또 "이제 보여드려야 한다. 충분히 보여드린다면 좋은 기회가 있을 거고 앞으로 (국제 대회에) 많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시즌 첫 등판을 앞둔 그는 "시범경기부터 합류해 시즌 첫 등판에 나서는 건 처음이다.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는 것 같은데 그 마음을 잘 유지해 좋은 기세로 처음부터 좋은 피칭을 하는 모습을 상상하고 있다.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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