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야구는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까 [헐크의 일기]

김동영 기자 2023. 4. 5.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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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야구협회(CBSF) 협회장 다라 씨(Mr. Dara)의 결혼식에 초청을 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다녀왔다.

캄보디아의 야구는 현지에서 목사님(Pastor), 케빈 킴(Kevin Kim)으로 불리는 한국인 교수님이 본격적으로 씨앗을 뿌리고 건강하게 자라나게 됐다.

3월31일 나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캄보디아 야구협회의 심판위원장이 됐다.

협회장을 필두로 야구장 포함, 리조트를 동반한 캄보디아 최초의 스포츠타운 계획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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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크파운데이션 최홍준 부장(왼쪽)과 캄보디아 야구협회 다라 회장.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스포츠서울] 캄보디아 야구협회(CBSF) 협회장 다라 씨(Mr. Dara)의 결혼식에 초청을 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다녀왔다. 캄보디아 결혼식은 2~3일에 걸쳐 성대하게 진행되며 신부의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그런지 결혼식 자체가 피로연 포함 알코올 없이 진행됐다.

캄보디아 야구와의 인연은 몇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과거 캄보디아를 여행하던 중 우연히 이들을 만나 밭(?)에서 바로 심판으로 투입, 경기 중 거대한 소가 난입하는 잊지 못할 경험을 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라오스 국제 대회에서 재회해 캄보디아 야구 발전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꾸준히 이어나가고 있다.

캄보디아의 야구는 현지에서 목사님(Pastor), 케빈 킴(Kevin Kim)으로 불리는 한국인 교수님이 본격적으로 씨앗을 뿌리고 건강하게 자라나게 됐다. 결혼식에서 우연히 뵙게 되어 야구란 단어조차 없는 캄보디아에서 최초 야구팀 창단과 이들의 잠실구장의 시구 등 마치 영화 같은 캄보디아 야구 역사와 현지 상황을 자세히 전해 들을 수 있었다. 따로 한국에서 다시 한번 찾아뵙기로 했다.

3월31일 나는 정식으로 인가받은 캄보디아 야구협회의 심판위원장이 됐다. 캄보디아 올림픽위원회 회관에서 나를 심판위원장으로, 미국인 앤드류 씨(Mr, Andrew)를 국제협력개발관으로 하는 임명식이 있었다. 나는 공식적으로 캄보디아 야구협회의 일원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당장 올해 토너먼트 심판 파견과 캄보디아 최초의 심판 강습회를 준비해야 한다.

캄보디아에서 야구 경기 진행 도중 소가 난입한 모습. 사진제공 | 헐크파운데이션


내가 왜 캄보디아에 주목하고 있는가.

야구에서 내가 잠시 잊을 뻔했던 희망과 기쁨이 캄보디아 야구에 있기 때문이다. 처음 만났을 때 이들이 해준 이야기가 있다. 스폰서를 찾기 위해 선수들 유니폼을 입은 채 더러운 거리 청소를 하는 그 자세, 그리고 야구를 통해 사랑을 나누고 교육과 일에서 긍정적인 도전 정신을 가르치고 싶다는 그들에 비해 나의 야구는 과연 어떤지 돌아보게 됐다.

캄보디아는 킬링필드란 이름으로 알려진 대학살(지식인 포함 200만명 추산, 즉 전체 인구의 20% 이상)을 불과 70년대에 겪은 나라다. 인적 자원은 물론이고 경제 발전도 당연히 주변국들에 비해 뒤처졌다. 이런 악조건에도 캄보디아 야구를 높게 사는 것은, 가진 것은 많이 없지만 이미 자생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이들은 올림픽위원회 회관에 자리 잡아 선거로 임원을 선발했다. 투명한 조직도를 가지고 있다. 협회장을 필두로 야구장 포함, 리조트를 동반한 캄보디아 최초의 스포츠타운 계획을 세웠다. 단순히 꿈같은 얘기가 아닌 부지를 이미 매입해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차근차근 실행에 옮기고 있다.

지금은 뿌리를 두텁고 더 단단히 내리는 시기라고 본다. 강한 자생력이 있기에 도움, 원조란 말보다는 우리가 그들과 야구에 있어 협력·협업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보인다면 언젠가 누구보다 화려하게 피어날 캄보디아 야구를 기대해 본다.

(헐크파운데이션 최홍준 부장이 작성한 글입니다.)

이만수 전 SK 감독 · 헐크 파운데이션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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